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기업 컨설팅을 맡고있는 이경열(李慶烈·47)홍보실장의 단골 인사말 하나. 「일념만년거(一念萬年去)」. 『좋은 생각(아이디어) 하나가 만년을 갑니다』 그의 독특한 해석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관행을 바꾸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중소기업에게 「공짜로」아이디어를 찾아주고 창의적인 기업으로 육성하는 지혜가 담겨있다.이실장이 운영하는 공단내 아이디어개발 동아리 「창의나라 생각마을」은 벤치마킹 기법에서부터 생산현장의 실수를 예방하는 공장건강진단 매뉴얼, 판매촉진 기법등 독특한 아이디어와 경영방법을 수많은 기업들과 나눠 갖고있다. 한 달에 한 차례 세미나를 갖고 중소기업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중소기업체에 회원을 직접 파견해 작업방법 개선과 기술 자문을 하기도 하고 제품을 내놓고도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해 애태우는 기업을 위해 홍보 상담도 받는다.
「아이디어 짜내기」는 공단내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아이디어웨어 클럽」「한국신기술사업 클럽」등 대외 인적 네트워크도 만들어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이들 모임에서는 중소기업 사장과 벤처사업가 변리사 공무원 대학중퇴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낸다. 올 초부터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찾아드립니다」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회원들의 아이디어를 중소기업 월간지 「기업나라」에 상세히 공개해 필요한 기업이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한다. 물론 로열티는 없다.
얼마 전 아이디어웨어클럽은 부도직전의 한 회사를 살려냈다. 거래업체로부터 부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항의를 받고 발을 동동 구르던 벤딩 머신 제조업체는 아이디어웨어 클럽의 도움으로 가격을 70% 낮추고 안정성은 3배 높인 부품 재설계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이디어 뱅크」로 통하는 이실장에게 최근 별명이 하나 더 붙었다. 「중소기업 신지식인」. 중소기업청이 이달 초 선정한 중소기업분야 신지식인인 34명 중 한명으로 뽑혔다. 『내게는 불필요한 아이디어가 때론 남에게 소중히 쓰여질 때가 있죠. 우리 두뇌뱅크는 중소기업인이면 누구나 언제든지 문을 두드리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02)783-9366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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