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김용석(47)씨가 미국에서 들여왔다는 피카소 등 근대 거장들의 작품 14점은 진짜일까, 가짜일까.강탈당했던 그림을 4개월만에 되찾은 김씨는 11일 경찰에서 『이 작품들은 피카소 작품 4점, 앙리 마티스 유화 1점, 달리의 유화와 판화 3점, 후안 미로의 판화 1점, 로더 피셔의 유화 1점 등 서양 근현대 화가 9명의 진품이며 시가로는 약 1,5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아버지 등 미국에 살고 있던 온가족이 한국에 미술관을 건립하기 위해 70년대부터 경매 등 다양한 경로로 현대 미술품을 수집해 왔으며 89년 아버지 사망후 유지를 따르기 위해 곧바로 국내로 들여왔다』며 『이후 형이 국내를 오가며 미술관건립을 추진해왔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형마저 3년여전 숨져 내가 미술관 건립에 직접 나섰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14점중 한점을 팔아 재원을 마련하려다 형 친구인 김모(58·구속중)씨와 10일 그림을 보관하다 경찰에 붙잡힌 폭력배 박모(41)씨 등에게 속아 그림을 모두 빼앗기게 됐다는 것이 김씨의 얘기.
하지만 미술계에선 우선 개인이 이처럼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닌 미술품을 소장했다는 사실 자체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씨가 고가의 미술품을 소장하면서 도난방지장치, 보험가입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술품 감정에 있어 기본이 되는 역대 소장자 목록을 공개하지 않는 점도 김씨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씨는 작품들이 미국에 있을때 보험사「스테이트 팜」의 보험에 가입했으나 국내에 들여와서는 이같은 보험을 받아주는 회사가 없어 자신이 안전하게 보관해 왔다고 말했다.
작품이 진품임을 증명하기 위해 5점의 작품에는 미국 미술감정가협회가 발행한 감정서까지 있다며 감정서를 공개하고 있다.
작품을 살펴본 미술평론가 최병식(경희대 예술학부) 교수는『피카소의 1905년작 과슈화 「분홍색 옷을 입은 소년」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피카소청년 시절 전환기의 화풍이다』며 『1∼2점만 진품으로 밝혀진다 해도 세계 미술계에 커다란 회오리를 몰고 올 대사건』이라고 말했다. 최교수는 『하지만 진품여부를 가리려면 해외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구해야 하고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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