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지속된 정부의 금융구조조정과 경제개혁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여전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업 생존 및 경영여건은 더욱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연구원 홍순영(洪淳英)연구실장은 최근 발표한 「IMF이후 경제개혁이 중소기업에 미친 영향과 향후 중소기업정책 방향」보고서에서 『금융구조조정은 재벌에 의한 금융지배를 가속화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자금편중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홍실장은 『구조조정의 당초 목표였던 금융관행의 개선을 통한 금융 선진화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오히려 대기업집단의 산업집중현상과 금융지배는 더욱 강화해 자금 인력등 생산요소의 편중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자금이용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추겨 중소기업의 존립기반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의 조사결과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재벌의 금융지배력이 급속도로 진행돼 수신기준 5대 그룹의 제2금융기관의 시장점유율이 97년3월 18.6%에서 올 3월에는 34%로 2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전체 금융권 시장점유율도 97년 8.1%이던 것이 올해는 14.6%로 1.8배 높아졌다.
이밖에 대기업의 제2금융권 지배는 중소기업의 은행의존도를 더욱 높여서 기업의 자금운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이때문에 전반적인 저금리추세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대형화에 따른 점포수의 축소로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이 위축되고 은행의 보수적인 자산운용으로 담보와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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