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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애박사의 여성의 性] (5) 혼전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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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애박사의 여성의 性] (5) 혼전순결

입력
1999.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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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순결의 의미가 과거 「성경험이 없다」에서 요즘은 「임신경험이 없다」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은 혼전순결을 운운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이미 「성의 개방」 물결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약혼여행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결혼 전의 성관계가 묵인되고 있지만, 여전히 남성의 의식 속에는 「여성의 순결문제」가 고집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혼전순결은 결혼 1년 만에 파경을 맞는 많은 부부의 이혼사유가 되고 있다.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는 김모씨도 결혼 1년 만에 이혼한 케이스. 남편은 결혼 직후부터 부부관계를 가질 때면 『첫날 밤 왜 출혈이 없었나』, 『질이 넓은 것같다』, 『신체적으로 뭔가 구조적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등의 말을 되풀이했다. 그녀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결국 이혼을 하고 병원을 찾아왔다.

김씨는 성에 관한 사전지식이 거의 없었다. 당연히 남편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고 오히려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속단해버린 경우였다. 진찰 결과 그녀의 외부 및 내부 생식기는 정상인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깊은 상처는 오랜 기간 남아있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성경험이 없는 여성이 남성의 성에 대해 무지하듯 남성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긴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할 동반자인 아내의 순결에 대해 짧은 지식이나 주관적 느낌만으로 「처녀성」이나 「순결」을 의심하는 남성이라면 미래의 불행을 예고하는 것일 뿐아니라 남성의 여성경험에 대해서도 의심해 봐야 한다.

처녀막은 질의 입구를 막고 있는 탄력성 있는 점막에 불과하다. 사람마다 두께, 탄력, 모양과 파열정도에 차이가 있다. 질의 넓이 역시 개인차가 많아 육체적 접촉만으로 성경험 과다를 단정하긴 어렵다.

자신의 남편이나 애인이 생식기를 문제삼으면 우선 병원에서 객관성있는 진단을 받아보자. 더 중요한 것은 순결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다. 여성의 순결이 중요하다면 남성의 순결도 똑같이 중시돼야 한다. 성문제에 관한 한 남성중심적인 무모함과 무지함을 용인해주는 분위기가 이젠 사라져야 한다.

/임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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