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산 스위트」의 해법은 없는가.지난 해 1월 부도가 난 나산종합건설의 서울 목동 주상복합아파트 「나산스위트」표류사태가 채권은행과 예금보험공사측의 줄다리기로 장기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300여명의 애꿎은 입주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도 은행과 예보공사의 처분만 기다리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나산종건이 하나은행에 진 빚은 사모사채(CP)담보 225억원. 당초 CP는 종금사를 통해 충청은행에 인수됐으나 은행간 합병으로 하나은행이 자산으로 인수했고 이 과정에 은행측은 「나산스위트」건립부지 2,000평에 대한 1차 담보권을 설정했다.
건설사 부도로 빌딩 완공이 1년 가까이 늦어져 피해를 입은 입주자대표단은 공비(工費)를 갹출해 공사를 재개, 오는 9월 완공하지만 토지소유권자인 하나은행의 동의를 못얻어 설계변경, 등기등의 절차를 못 밟고 있다. 입주자대표단 김모씨는 『부지를 경매를 통해 인수키로 하고 하나은행측에 여러차례 건의했지만 묵살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와의 CP인수 조건등 협상이 진행 중인데다 토지에 대한 법원 경매절차를 밟을 경우 언제 채권이 회수될 지 불투명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당초 충청은행 인수시 예금보험공사와의 출연약정에 따라 유가증권(CP포함)손실분을 예보로부터 전액 보전받기로 했지만 예보측과 담보가치 및 부도CP 가치평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담보물권을 처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측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예보 관계자는 『담보부지 경매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이를 병행하면서 채권 부족분을 보전받으면 문제될 게 전혀 없다』며 『다만 경매가가 합리적인 선에서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주자대표단 관계자는 『은행과 예보측은 경매시기나 경락가 등에 대한 입주자대표단과의 협의에 성의를 보여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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