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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이익치 현대증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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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이익치 현대증권회장

입력
1999.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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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부터 주식시장에 「바이코리아」 열풍을 일으키며 「주가지수 1,000시대」를 주도해온 이익치 현대증권회장. 이회장은 9일 『현재의 우리 경제 능력만으로도 주가가 2,000포인트는 넘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저금리 현상이 가속화해 매년 1,000포인트씩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회장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신뢰,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통해 얻은 기업투명성 확보와 기업실적의 개선 등이 주가상승의 기본여건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섰습니다.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에너지를 무엇으로 보십니까.

『현재 우리의 정치·경제적 역량으로 보면 주가가 2,000포인트이상이 돼야합니다. 외국투자가들에게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는 김대통령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신뢰가 외국자금의 유입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CEO(최고경영자)주가」의 경영능력에 따라 주가가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거치며 더 이상 회계장부를 멋대로 만들 수 없게 돼 기업 투명성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외국인들이 이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들의 수익구조가 개선되고 영업도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업 실적이 얼마나 좋아졌나요.

『현대건설의 경우 과거에는 빚덩이였습니다. 국제입찰에 참여하려면 부채비율이 300%미만이어야 했어요. 구조조정과 증자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대폭 낮춘 결과, 올해 해외수주가 40억달러로 예상됩니다. 상상도 못할 액수지요. 아파트만도 지난해 2,700세대 팔았는데 올해 벌써 1만2,000세대, 올해 총 2만세대 이상 팔게 될 것입니다. 증권사의 경우도 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수수료 인하경쟁 등을 통해 빅뱅이 일어날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망하고 메릴린치만 살아남았습니다. 증권사에 투자하려면 그런 회사를 골라야 합니다』

-이회장께서는 3년내 3,000, 6년내 6,000까지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신 적이 있는데 앞으로 주가가 얼마까지 더 오를 것으로 보십니까.

『주가는 기업의 현재·미래가치와 함께 주식을 매입할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고 봅니다. 우리 기업가치가 이미 2,000포인트 수준에 도달해 있고 주식수요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40조원에 달하는 주식형 수익증권 자금과 고객예탁금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의 경우 주식자금이 3,000억달러에서 5조7,000억달러로 늘어나 주가가 3,000에서 1만1,000으로 올랐습니다. 저는 「바이코리아」에 들어오는 돈을 보고 주가를 예측합니다. 10조원의 자금이 늘어날 때마다 주가가 100~150포인트씩 오르고 있습니다. 올해라도 100조원이 늘어난다면 주가는 2,000까지 갈 것입니다. 국내 총 금융자산중 개인 순자산이 404조원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주식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자금이 400조원에 이릅니다. 앞으로 매년 100조원이 들어오면 1,000포인트씩 오를 것으로 봅니다』

-400조원의 자금이 증시로만 오리란 보장이 있습니까.

『저금리 추세가 계속되면 은행보다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려올 것입니다. 현재 은행금리가 세전 7%대인데 우리 기업이 일본과 경쟁하려면 금리는 더 내려가야 합니다. 월이자가 0.5%인데 은행에 돈을 맡기겠습니까. IMF체제전에는 주식투자는 점잖치않은 사람이 하는 것으로 인식됐으나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것입니다. 은행예금도 이제 2,000만원밖에 보장이 안됩니다. 경기가 호전돼 기업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금리가 다시 오를 것이란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 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은 70%에 머물러 있고 생산성도 일본의 60%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새로 설비투자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업들이 가동률과 생산성만 90%대로 올려도 수출이 2,000억달러로 늘어날 것입니다. 현대·삼성의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이 40%에 이르고 자동차 철강도 10%에 달하고 있는데 더 설비투자를 늘릴 수 있겠습니까. 이제 공장을 더 지으면 촌 사람입니다』

-94년에도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어가자 5,000까지 간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불과 두 달 후 급락했습니다. 이번에도 급락할 우려는 없습니까.

『그때는 가압펌프로 주가를 올렸습니다. 당시 주식자금은 10조원에 불과했습니다. 정부가 주가를 올리고 싶으면 올리고 내리고 싶으면 내릴 수 있을 때입니다. 주가를 점치려면 정부쪽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여지가 없어졌고 만약 개입한다면 외국인들이 뭘 믿고 투자하겠습니까』

-외국투자자들이 많은 돈을 벌었으니 갑자기 빠져나갈 가능성은 없나요.

『요즘 외국투자자들이 저를 만나려고 혈안입니다. 바이코리아 자금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무슨 종목을 사는 지 물어옵니다. 외국인들이 팔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곧바로 매입해 팔고나간 외국인들은 나중에 더 비싼 가격에 사게된다는 인식을 갖고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종목이 유망합니까.

『업종대표주 등 50개 종목 범위내에서 사는 게 유리합니다. 미국에서도 다우존스지수가 1,000에서 1만1,000으로 오르는 동안 다우존수종목인 30여개 종목이 집중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다우존스가 11배 오르는 동안 개인투자가들이 선호했던 중소형주인 「러셀2,000」은 불과 3배밖에 오르지않았습니다. 이때문에 미국에서도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도 개인투자자들이 원금조차 잃는등 투자실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재미동포들도 주식투자해 돈 번 사람이 많지않았던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입니다』

-주가상승에 장애물은 없겠습니까.

『최근 노사분규가 크게 줄어 주가상승에 기여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3년 무분규를 선언했습니다. 노사분규는 주가에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저도 주부 대상 강의에서 남편이 노사분규를 하지않도록 하는 것이 돈버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정리=유승호기자 sh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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