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각은 총리… 정치는 당에 일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 전총재대행의 경질 파동을 계기로 공동여당의 갈등구조를 해소하고 내각의 정책추진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각을 김종필(金鍾泌) 총리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재벌 및 교육 개혁, 외교·안보문제 등 국가 주요 정책을 챙기는 대신 구체적인 정책은 김총리가 총괄토록 하고 추후에 보고받는 형식으로 국정 운영의 시스템을 변화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총리 중심의 내각운영 구상은 김총리와 자민련을 정책결정 및 정국운영의 명실상부한 파트너로 격상, 권한과 책임을 공유토록 하는 사실상의 내각제적 국정운영을 의미해 상당한 정치적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통령은 주말을 청남대에서 보내면서 이같은 총리 중심의 국정운영을 비롯 이와 맞물린 내각제 문제, 국민회의 당직개편, 대야관계 등 정치현안의 해법을 마련하는 한편 재벌개혁 등 주요 개혁정책도 가다듬을 예정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내각은 총리 중심, 정치는 당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며 이것이 청남대 구상의 핵심』이라며 『이는 내각제적 국정운영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 중심의 내각 운영은 김총리의 권한 증대만이 아닌 의무의 확대를 의미한다』면서 『나아가 8월 내각제 문제 논의시 내각제적 국정운영은 역설적으로 내각제 일시 유보도 가능케 하는 등 내각제 문제의 해법 마련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한 고위인사도 『청와대 국민회의 등에서 총리 중심의 내각 운영방안을 보고했다』면서 『김대통령이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주말 구상을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이번 당직개편에서 실세 측근들을 전진 배치, 정국을 힘있게 돌파한다는 구도 아래 8월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약식으로 치르고 12월께 대규모로 16대 총선 공천자 대회를 열거나, 아예 전당대회를 금년말로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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