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 71,000원, 무소속 정몽준의원 47,000원, 국민회의 김민석의원 43,000원, 국민회의 노무현의원 41,500원, 한나라당 이회창총재 35,000원…」 정치인을 상품으로 하는 인터넷 모의주식시장에서 9일 매수·매도공방을 벌인 결과 결정된 정치인 주가다.특히 이날 거래에선 「특검제 발언」과 관련 8일 경질된 국민회의 김영배 전총재대행의 주가가 하락한 반면 김종필 총리의 주가는 전일대비 3,344원이 오른 36,784원에 거래돼 눈길을 끌었다. 여성의원으로는 종합 9위인 국민회의 추미애의원이 선두다.
지난 1일 개장한 정치증권시장 「포스닥(www.posdaq.co.kr)」이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를 계량화하는 공간으로 등장해 화제다. 여기에는 김대통령을 비롯한 20명의 정부각료와 국회의원 299명 전원이 상품으로 올라있다.
사이트에 등록한 회원들은 초기자금으로 지급받는 사이버머니 100만원과 사이버 투자분석가 3명이 제공하는 투자정보를 바탕으로 원하는 정치인의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이날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177.59포인트. 또 종목별로는 무소속이 625.54포인트로 선두이고, 정부 392.69, 국민회의 172.65, 자민련 146.10 한나라당 120.17포인트 순이다.
자유게시판에는 회원들이 익명으로 올린 다양한 투자요령도 담겨있다. 「서쳐」라는 ID의 네티즌은 9일 한화갑의원을 비롯 국민회의 새로운 당8역의 후보명단을 게시하면서 『빨리 사면 오를 것임. 하지만 먼저 이들이 적합한 인물인지 평가해 봅시다』라는 글을 띄웠다. 실제로 원내총무 후보로 올라온 이해찬의원의 경우 전일대비 1,710원이 오른 18,810원에 거래됐다.
회원인 이모(32·회사원)씨는 『그동안 정치권을 막연하게 비판해온게 사실』이라며 『처음엔 재미로 회원등록을 했지만 1주일가량 투자에 참여해 보니 논리적인 비판의식을 갖고 정치권을 바라보게 됐다』고 전했다.
사이트를 기획한 신철호(28·연세대 정외)씨는 『특별한 경제지식이 없는 어머니께서 주식투자를 시작하시면서 놀랄만큼 정확히 경제동향을 파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국민들에게 정치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며 사이트 개설동기를 밝혔다. 신씨는 『현재 7,000여명인 등록회원이 3만명을 넘어선다면 본격적인 정치비판기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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