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취임하면서 중동 사막에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라크 총리가 취임후 곧바로 그동안 강경보수파인 벤야민 네탄야후 전총리에 의해 교착상태에 빠졌던 중동평화협상을 마무리 짓기위한 「외교 대장정」에 착수한 것이다.바라크총리는 9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아랍국 정상들과 연쇄회담을 갖는다고 7일 총리실이 발표했다. 그는 11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과의 회담에 이어 내주엔 압둘라 요르단, 하산 모로코 국왕, 술레이만 데미렐 터키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또 16일엔 미국을 방문, 클린턴 대통령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만나 중동평화방안을 논의한다.
바라크 총리와 아랍국가 정상들의 잇단 회담에서 최대 관심사는 중동평화협정의 진척 여부. 이스라엘은 79년 이집트, 94년 요르단과 각각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팔레스타인·시리아·레바논과의 평화협상은 네탄야후 전 총리의 집권기간동안 진통을 거듭하며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바라크 총리는 선거이후 줄곧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남부 보안지대와 요르단강 서안철수를 공약해온 만큼 회담이 진행되면 성과들이 하나씩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회담과정이 마냥「장미빛」인 것만은 아니다. 중동평화협상의 핵심인 팔레스타인과 아직 여러쟁점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에 98년 체결한, 요르단강 서안 13%철수등을 담은「와이리버 협정」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으나, 바라크 총리는 이를 뛰어 넘어 곧바로 협상에 들어가자는 입장이다. 더욱이 바라크 총리가 리쿠드당 등 국내강경파의 목소리를 어떻게 잠재우느냐도 중요한 관건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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