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때?』 증권사 객장에서 서로 만나면 이렇게 첫마디를 시작하며 시황정보를 주고받는 「어때족(族)」들이 늘어나고 있다. IMF영향으로 직장을 잃은 명퇴자나 장사가 잘되지 않아 사실상 일을 포기한 자영업자들인 이들은 주식투자를 생계수단으로, 증권사 객장을 직장으로 삼는 30∼50대 남성들.「어때족」들은 퇴직금이나 사업밑천 등을 털어 주식투자를 하기 때문에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내외의 투자를 하는 직장인이나 아줌마부대들에 비해 투자규모도 크다.
또 투자결정은 개별적으로 하지만 4∼5명씩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점심을 같이 먹거나 저녁때도 종종 회식을 하다보니 일종의 동료의식과 연대감도 형성돼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도 명암은 엇갈린다. 여관임대업을 하다 장사가 잘되지 않아 98년7월 그만두고 5억원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김모(37·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씨는 『지금까지 1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려 여관을 할때보다 형편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대기업 임원 출신인 박모(52)씨는 『올초부터 과거 직장 동료의 자문을 받아 1억원을 투자했는데 500만원을 잃었다』며 『이자정도의 수익만 올리면 주식투자를 그만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이 좋은」 주식시장에서 돈을 좀 모으면 새 직장을 찾거나 창업을 하겠다는 것도 신분불안을 느끼는 「어때족」들의 한결같은 특징.
서울증권 한 지점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정도부터 객장으로 출근하는 한창 일할 나이의 남자들이 40여명 정도로 늘어났다』며 『주식투자를 생계수단으로 삼는 이들을 보면 뭔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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