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환상, 모험의 제3회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PiFan 99)가 16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참가작품은 29개국 100여편. 재정문제로 때늦은 겨울에 열렸던 지난해에 비해 계절도 좋고 작품 수도 30여편이 늘어났다. 「판타스틱」이란 이름답게 자유분방한 상상력, 개성과 기발한 아이디어, 관습을 거부한 미학과 감수성이 배인 작품들이 주류. 그러면서도 영화제가 일부 마니아들의 잔치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가족영화들도 추가시켰다. 단편경쟁부문도 신설했다. 인터넷 http://www.pifan.or.kr어떤 작품들을 봐야할까
먼저 개막작 롤러코스터를 타고 미래로 가는 「엑시스텐즈」가 있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했고, 인간의 욕망과 공포를 독특한 소재와 구성으로 표현해 온 「비디오 드롬」 「크래쉬」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최신작이다.
「부천초이스」부문으로 선정된 스페인 페레이라의 「당신의 다리 사이」는 금기된 욕망을 다룬 히치콕 스타일의 스릴러. 미국 댄 미릭의 「블레어 윗치」의 영화 속 영화의 공포는 한여름의 더위를 싹 가시게 한다. 적은 돈을 들여도 얼마든지 SF호러의 무한한 변화를 표현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큐브」와 삶과 진실을 새로운 색깔에서 찾으려는 호주 존 폴슨의 「시암 썬셋」도 놓치기 아깝다. 「라쇼몽」을 연상시키는 뉴질랜드 영화 「베이비」는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로 상영). 2001년 정부가 인간의 기억을 지워버린다는 불온한 미래를 다룬 「슬립워커」도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아르헨티나 영화이다.
「월드 판타스틱」부문은 미수입작 중심으로 27편의 장편 영화를 모았다. 「블링키」는 호주 어린이 만화영화의 걸작이고, 소년과 거북이의 우정을 다룬 미국의 「멜」과 네덜란드 엘리베이터 보이의 이야기 「날으는 소년 아벨」은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가족 영화들이다. 「걸」과 「벨벳 골드마인」은 록, 「스윙」은 스윙 음악으로 감동과 아픔의 삶을 묘사했다. 미국판 「조용한 가족」인 「캐니벌스」와 일본의 「여고괴담」인 「하나코」와 우리영화를 비교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40편이 넘는 단편 걸작선에는 젊은 영화인들의 실험성과 도전정신이 넘친다. PiFan 99가 아니면 감상할 수 없는 작품들이다. 한국영화특별전도 열린다. 「간첩 리철진」「링」「미술관옆 동물원」등 10편이 상영되고, 세계판타스틱 회고전으로는 뉴질랜드 작품 5편도 한데 모았다. 심형래의 「용가리」 개봉에 맞춰 그 원조격인 67년 김기덕의 「대괴수 용가리」도 특별 상영한다. 시민회관 소강당에서 열리는 오프 씨어터에서는 중국 애니메이션 연작 「소년 황비홍 1~5」가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고, 「십만원」영화제 참가작들도 소개된다.
어떤 스타들을 만날 수 있나
심사위원장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겸 모델 릭윤과 레오 카락스의 신작 「폴라 X」에서 주연을 맡은 프랑스 신인여배우 델핀 쉬로가 온다. 강수연도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가한다. 뉴질랜드 최고의 남자 배우인 「베이비」의 케빈 스미스, 「스트링거」의 클라우스 비더만, 「스윙」의 닉미드 감독도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부천을 찾는다. 개막식과 시상식 사회는 「쉬리」의 김윤진과 MC 홍은철이 맡는다.
「PiFan 99」로 가는 길
서울에서 부천까지 매일 한번 무료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낮12시30분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출발한다. 부천에 도착하면 주상영관(시청 대강당, 시민회관, 복사골 문화센터)에 셔틀버스가 기다린다. 3개 코스를 나눠 매일 정오부터 오후 7시45분까지 상영관들을 돈다. 요금은 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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