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사례 -조그만 무역업체를 꾸려가는 우수명(禹秀命·38·서울 서초구)씨의 하루 일과는 인터넷을 통해 전날 미국증시를 체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뉴스·경제전문 케이블TV도 수시로 점검하고 객장에도 자주 나가 시황을 분석한다. 『믿을 것은 자신의 지식과 판단력밖에 없다』는 것이 주식투자 5년의 경력이 가르쳐준 교훈이다.
우씨는 일본 유학을 다녀와 95년 한 국책연구소에 근무할 당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국내경제사정에도 어둡고 해서 증권사직원에게 알아서 매매하고
종목과 이유나 알려달라고 했지요』 한달쯤 지나 계좌를 확인해보니 직원이 알려준 것과 전혀 딴판인 종목들이 들어있었다. 매매도 얼마나 자주했던지 수수료 떼고 나니 원금을 30%나 까먹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주식투자에서 손을 뗐다. 6개월간 증권관련 책을 읽고 신문을 교과서삼아 꼼꼼이 경제공부를 한 뒤 다시 도전했다. 때마침 96년 5월 시작된 주가지수 선물거래를 병행했다. 『세세한 정보보다는 경제와 증시의 흐름만 읽으면 되는 선물시장이 오히려 투자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 우씨의 생각이다. 종잣돈 1,000만원을 5,000만원까지 늘려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쇼크를 피해갈수는 없었다. 다시 1,000만원. 다시 7개월정도 투자를 쉬었다. 『쉬는 것도 투자니까요』
그리고 지난해 11월, 『이정도면 증시가 대세상승기에 접어들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다시 뛰어들었지요』 수익은 선물쪽에서 더 냈지만 증시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현물투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기관주도장세가 확고해진만큼 주로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서너종목에 집중했고 내용을 잘 모르는 중소형주는 철저히 피했습니다』 투자자산은 이제 2억5,000만원이 됐다.
지수가 1,000을 넘어선 7일에는 갖고 있던 삼성전자주식을 팔았다. 수익은 40%정도. 「따블, 따따블」이 난무하는 증시에서 높은 수익은 아니지만 우씨는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성공의 필수요건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한화 인천제철처럼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종목을 갖고 있다. 꽤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는데 요즘들어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우씨의 「실력」이 알려지면서 객장에 가면 상담을 청하는 주부들이 많아졌다. 한참 듣다가도 『주식은 운이지 뭐…』라고들 한다. 우씨는 속으로 말한다. 『주식이야말로 실력이예요. 소중한 돈 잃지 않으려면 공부좀 하세요』
/김준형기자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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