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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말뿐인 환경친화적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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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말뿐인 환경친화적 정책

입력
1999.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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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장을 여는 밀레니엄의 해가 5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00년 동안 사회·경제적 변화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하여 왔다. 세계 인구는 3배이상 증가하고 세계 총생산량은 약 40배 늘어나는 등 물질적인 면에서 거듭된 발전을 지속해 왔다.이와 같은 양적 팽창의 반대급부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지구환경문제는 물론 대도시 스모그 현상 및 유해 폐기물 처리문제 등 지역적인 환경문제 또한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우리네 실정도 예외일 순 없다.

환경문제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 나아가서는 세계인류의 생존의 문제다.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으나, 아직도 정책입안자나 국민 대다수의 의식수준과 행태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성장 초기단계에서는 빵의 크기를 늘리는 양적인 성장에 치중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환경이나 복지부문에 소홀할 수 있다. 이제는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는 환경문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으며 따라서 이제까지의 성장위주 발전전략을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수정을 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산업정책, 에너지정책, 국토이용계획, 도시계획 등에서 환경친화적이고 사전예방적인 정책수립과 실천은 구호에만 그치고 있는 실정이며 다수의 환경문제는 사후처리 중심으로 이행되고 있다. 다가오는 21세기에 우리 후손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고려하는 정책의 수립과 이의 실천을 위해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환경을 제외한 대다수 분야에서는 정부의 기능과 역할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제철폐나 시장경제원리의 도입이 바람직하지만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능동적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구체적인 정부정책방향을 몇가지 소개해 보자.

먼저 유엔지속개발위원회와 유엔환경계획 주도의 청정생산 개발체제에서 추구해 온 지속가능한 생산·소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환경오염과 자연자원의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지역개발을 환경친화적으로 유도하며, 최소한의 에너지 투입으로 생산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의 산업구조로 선도할 것이다.

다음으로 환경기술과 환경산업을 육성하여 환경보전 및 복원을 꾀하고 빠른 속도로 성장해 가는 세계환경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배가시켜야 한다. 세계환경기술협회는 2010년까지 세계환경산업규모를 약 684조원으로 추산하여 연평균 8∼9%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셋째 외부성을 가진 환경재를 시장 안으로 내재화하여 효율적 환경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환경관리는 직접규제를 중심으로 사후처리에 중점을 두어왔으며 경제적 유인제도를 밑바탕으로 하는 사전예방적 정책을 소홀히 해왔다

지속가능한 개발의 이념과 국제환경협력의 중요성이 증대되어 가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장 인센티브를 이용한 부과금, 예치금제도 등의 경제적 유인제도나 탄소세, 유황세 등의 환경세 도입과 배출권거래제도의 시급한 도입이 요망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역과 환경의 연계논의와 기후변화협약 및 생물다양성협약 등 각종 국제환경협약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WTO체제하에서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계관세 및 제품·생산공정 등 국제무역규제는 날로 높아가고 있는데 이에 대비하는 환경친화적 산업정책 및 에너지정책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실정이다.

다가오는 21세기에 우리 후손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혜택을 영위하기 위하여 환경과 경제를 통합할 수 있는 정책개발과 전문성을 지닌 최고행정 책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환경부장관을 여성의 몫으로 비전문가 정도로 자리매김 하는 정치지도자의 안이한 사고부터 전환되어야 환경친화적 개발정책이 제대로 수행될 것 같다.

/이만우·고려대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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