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이 안팎으로부터 거센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반정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이 퇴진공작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종전이후 최대위기에 놓였다.세르비아 야당들은 6일 베오그라드 남서쪽 200㎞에 위치한 우지체에서 6,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연합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밀로셰비치의 정적인 조란 진지치 민주당(DS)총재는 『역사상 최악의 지도자인 밀로셰비치를 몰아내지 않고선 세르비아가 살 수 없다』며 총파업을 통한 시민 저항운동을 촉구했다. 야당들은 전국을 순회하며 반정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세르비아 제2도시인 니스에서도 이날 대학생 수백명이 밀로셰비치 퇴진과 과도정부 수립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5일 2만명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던 남부 레스코바치에서는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집권 사회당지부로 몰려가 시위 주동자 석방 등을 요구하며 유리창 등을 부수며 항의했다.
베오그라드에서는 도시 곳곳에서 재야세력 주도의 반정부 집회가 경찰과의 대치 속에 연속적으로 열린 가운데 최대 야당 세력인 세르비아 개혁운동(SPD)의 뷰크 드라스코비치 전총리가 밀로셰비치의 권력 분점 제의를 거부했다. 밀로셰비치는 최근 수세에 몰리자 야당들에 연정에 참가할 것을 촉구했었다.
또 북부 보이보디나주 주도인 노비 사드 지방의회는 처음으로 밀로셰비치 퇴진을 공식 촉구했다. 의회는 성명에서 『지난 10년간의 잘못된 외교, 내정으로 조국의 고립과 코소보문제의 민주적인 해결 실패, 국민고통이 야기됐다』면서 『지금이 퇴진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밀로셰비치 제거 작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밀로셰비치의 해외 비밀계좌 색출 작업, 세르비아내 반정부·야당세력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을 내용으로 하는 CIA의 비밀작전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세르비아 국경 지역에 6곳의 라디오 송신시설을 갖춰놓고 24시간 서방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반밀로셰비치 선전전도 포함됐다. 미국과 나토는 또 밀로셰비치에 대한 전범 기소 압력을 강화하는 한편, 그가 권좌에 머무르는 한 전후 재건 비용 지원은 있을 수 없다는 강력한 입장이다. 나토공습에도 살아남은 밀로셰비치가 민심이반과 외압에도 건재할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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