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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1,000

입력
1999.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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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소식이다.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온통 골치아픈 사건들 일색인 마당에 주가가 7일 1,000포인트를 넘었다니 「단비」다. 환란을 맞아 밑도끝도 없이 추락하던 때와 비교하면 제아무리 난다하는 펀드매니저인들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흔히 지금의 장세를 돈을 너무 많이 풀어서 나타난 당연한 결과라고들 하는데 그렇게 간단히 치부할 일은 아니다. 돈을 넉넉히 푸는 것만으로 주가가 뛴다면 어느 나라 정부가 이를 마다하겠는가.

■물론 불안도 있다. 물리학적으로도 높은 위치에 있는 물체는 불안하듯, 높은 주가는 기본적으로 지탱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었던 적은 세번 있었다. 89년 첫번째는 4일 천하로 끝났고, 94년 두번째는 그나마 110일을 버텼지만 결국 다시 내려앉았다. 마지막 95년엔 하루, 이틀씩 근근히 1,000을 넘나들다가 끝났다. 과거의 경험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일수록 속으로는 불안해하는 양상이다.

■결국은 1,000포인트를 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이제는 실물경제가 주가를 받쳐줄 때도 됐다. 환란이후 한국경제가 숨통을 유지하고 살아온 것은 주가 덕분이었다. 그 정도로 도움을 받았으면 앞으로는 기업들이 새로운 경영, 투명한 관리등을 통해 주가를 지탱해야 한다. 올들어 지금까지 주식시장을 통해 기업으로 흘러들어간 20조원의 자금이 다른 곳으로 새지 않고 온전히만 쓰인다면 1,000 지탱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주가가 높을 수록 지탱하기 어려운 또다른 이유는 경제외적인 변수들에 의해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각종 불안요인들을 조기에 제거하는 작업이 갈수록 중요해진다. 주가를 결정하는 변수는 기업이나 금융당국, 투자자만이 아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청와대나 국회의사당이 주가의 방향을 좌우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 내년쯤 실물경제가 활활 타오르는 회복세를 보여 금리조정 문제까지 거론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일 것이다.

/홍선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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