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체가 공공기관 발주 공사를 따내기 위해 3년간 건교부, 서울시, 성남시, 문체부 등 관련부처 공무원 11명과 입찰심사 교수 18명 등 29명에게 10억여원을 뿌리는 등 관·학계에 전방위 로비를 한 사실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이같은 사실은 서울지검 특수3부(이귀남·李貴男부장검사)가 수사중인 형진건설 입찰비리사건 수사기록에서 밝혀졌다.
6일 본보가 입수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97년 4월 부도난 형진건설 사장 최상만(미국 도피)씨는 검찰 진술서에서 94~96년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 7건에 입찰하면서 심사위원인 교수 11명에게 1인당 500만~2,000만원씩 총 6,000만~8,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K대 C교수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최사장으로부터 도시개발공사 아파트 공사 수주 대가로 한번에 2,000만원을 받았으며, S대 K·S교수, Y대 P교수, H대 S·L교수, D대 J교수 등 모두 18명이 수차례 500만~1,000만원씩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사장은 또 94년 해운대 주공아파트 공사 입찰과정에서 건교부 손모(56·현 1급)과장에게 현금 1,000만원을, 실무자인 정종문(6급·구속)씨에게 두차례 1억4,000만원을 건네는 등 관련 공무원 10여명에 공사입찰때마다 500만~1억4,000만원씩 건넸다고 진술했다. 최사장은 성남 공단아파트 공사와 관련, 성남시 N계장, A계장에게 각각 4,000만원과 2,000만원씩 건넸다고 덧붙였다. 또
서울시도시개발공사 C이사에게 3,000만원을 건네주고 공릉간선도로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냈으며 96년 우수시공업체 선정대가로 주택공사 O본부장과 실무자들에게 수백~수천만원을 건네도록 당시 이모이사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해박물관 건설비용 조정과 관련, 당시 문체부 담당자에게도 3,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최사장은 『공사당 입찰업체가 20~50개가 되는데 낙찰 예정회사가 다른 회사에게 「떡값」명목으로 1억여원씩을 나눠주었다』며 업계의 비리를 폭로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관련 공무원과 교수들을 조만간 차례로 소환, 조사키로 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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