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군 사회복지과장 강호정(姜鎬正·46·구속)씨는 김일수(金日秀)군수의 비호 아래 정기적으로 부하직원들의 월급에서 용돈 명목으로 상납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화성군 전 부녀복지계장 이장덕(李長德·41·여)씨의 비망록 내용에 대한 확인조사에 나선 경찰은 6일 강씨가 매달 말일 사회복지과내 4개 계장에게서 20만원씩을 받아 자신의 용돈으로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설과 추석 등 명절과 여름휴가 등 1년에 4차례 정도는 강씨가 액수를 늘려 떡값을 요구하는 바람에 50만원을 갹출해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97년 12월19일자 비망록에서 『사회계 차석이 내게로 와 「오늘이 월급날인데 과장은 봉급을 하나도 쓰지 않는가 봐요. 노골적으로 돈을 달라고 그래요. 부녀복지계도 10만원을 내서 50만원을 만들어줘야겠어요」라고 말해 「우리가 무슨 돈이 있어서 개인 용돈까지 대주느냐」고 말했다』고 적었다.
또 사회복지과에 근무했던 한 공무원은 『월급날이면 각 계마다 5만원이나 10만원씩을 모아 전달했다』며 『강과장과 점심을 먹어도 아래 사람이 식사값을 내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통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강씨가 97년7월 사회복지과장으로 부임한 만큼 부하직원들로부터 거둔 용돈이 700여만원은 족히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상납이 가능했던 것은 강씨에 대한 김군수의 비호와 신임에서 비롯됐다. 보건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던 강씨는 8년간 줄곧 위생계장을 지내다 97년7월 사무관으로 승진, 사회복지과장 자리에 앉았다. 더구나 김군수는 강씨가 승진하기 한달전 일반직 공무원만 임명이 가능한 사회복지과장을 보건직도 할 수 있도록 조례까지 고쳐 강씨를 발탁했다.
김군수의 신임을 바탕으로 강씨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군수실을 드나들며 위세를 떨쳤으며 이 때문에 하급 직원들은 『강씨에게 잘못 보이면 영원히 찍힌다』는 생각에 항의 한번 없이 몇푼 안되는 월급을 쪼개 상납했다.
화성경찰서 관계자는 『강씨의 비리 행태를 보면서 공무원으로서 낯을 들 수 없다』면서 『강씨같은 공무원이 남아 있는 한 공직사회의 정화(淨化)는 요원한 이야기』라고 탄식했다.
/화성=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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