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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터랙티브 토이', 애완동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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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터랙티브 토이', 애완동물인가?

입력
1999.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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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소니사가 개발한 로봇 장난감 아이보. 강아지처럼 생긴 아이보는 놀아주는 사람이 없어 슬프면 눈이 붉어지고 구슬픈 노래를 부른다. 명령을 해도 들은 척도 않는다. 그러다가 평소 좋아하는 물건을 던져주면 행복한 포즈를 취하고 녹색으로 눈을 반짝인다. 4월 국내에 수입된 대만산 완구 쿠비. 영화 「그렘린」의 주인공을 닮은 쿠비는 『코 오토(배고파)』 『비 까다 이또(아프다)』등 자기 언어로 말을 하다가 나중엔 영어를 한다. 쿠비와 비슷한 퍼비, 하비등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발한 텔레토비인형은 TV를 통해 전파를 수신, 텔레토비가 방영되는 화면과 똑같이 춤을 춘다. 사람과 놀고 희노애락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인터랙티브 인형」이 세계적으로 인기다. 인형의 원리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재범박사로부터 알아보자.인터랙티브 인형은 시각·청각·촉각등 센서기술, 자극을 판단하는 인공지능기술, 이에 반응하는 움직임 제어기술이 통합된 첨단과학의 총아. 센서를 내장한 인형들은 만졌을 때 압력을 측정,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인지, 때리는 것인지 알 수 있고 CCD(전하결합소자)카메라가 달린 눈은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 움직인다. 움직이는 물건이나 소리를 따라가기도 한다. 주인이 오는 소리에 반갑게 달려오는 것이 이러한 원리.

쿠비나 퍼비는 말을 배우는 기능도 있지만 실상 그 의미를 알지는 못한다. 음성인식기술은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지만 사람마다 제각각인 발음과 어투 사이에서 일정한 의미를 인식토록 하는 데에는 한계가 크다. 인터랙티브 인형은 미리 입력한 말만 하거나 또는 들은 음성을 그대로 저장했다가 나중에 재생시킬 뿐이다. 인형이 말을 배운 것처럼 보이지만 맥락에 안 맞는 말도 튀어나올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인형의 성격도 학습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 예컨대 아이보가 붉은 꽃을 보고 있을 때 칭찬을 해주면 그는 꽃을 아주 좋아하게 되고 나중에 꽃을 주었을 때 기쁜 표정과 행동을 한다. 반대로 컵을 보고 있을 때 혼을 내면 컵을 피하게 된다. 이는 인형이 자기를 귀여워하는 촉감이나 소리등을 감지, 저장해 어떤 감정이냐 하는 패턴을 판단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그대로 저장·반복된 반응, 즉 일정한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주인과 취미가 비슷하도록 키울 수도 있다는 뜻. 주인이 프로그램을 조금 손대면 「유전적으로」 인형의 성격과 기질을 조율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형들의 판단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아무 조건입력 없이 일상생활환경에서 스스로 판단, 행동할 줄 아는 인공지능기술은 세계적으로 영아수준이다. 인형들이 관심을 못받으면 병이 나는 것은 일정 시간동안 자극이 없을 때 반응하도록 입력돼 있기 때문이다. 얼마동안 컴퓨터 자판을 치지 않으면 저절로 절전모드로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기술들이 통합된 인터랙티브 인형은 함께 자라는 아이들에게 형제나 강아지만큼 친밀한 친구로 여겨질 게 당연하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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