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金日成) 사망후 5년간 북한에서는 김정일(金正日·57)국방위원장과 비슷한 나이의 전문성을 갖춘 관료출신 들이 권부의 전면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김정일이 60년대 말부터 혁명 1세대의 보살핌 속에서 후계자수업을 쌓은탓에 급격한 세대교체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외·무역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차세대 인사들이 원로1세대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먼저 5월 25일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 등 최근 상황에서부터 북한지도부 면면의 변화를 분석 해보면 이들 차세대의 윤곽이 보다 분명 해진다. 페리 조정관과 만났던 인물들은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등 구세대들도 포함됐지만 이용철(李勇哲)노동당 군사담당 제1부부장, 최진수 당 국제부부부장, 강석주(姜錫柱)제1외무부상, 김계관(金桂寬)외무부상등 차세대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대미관계를 주도하는 것은 물론 외교전략의 틀을 짜는 김정일의 핵심브레인들도 분류된다.
차세대의 약진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에서 이미 예고됐다. 유연한 성향때문에 권력핵심에서 멀어졌던 것으로 알려진 연형묵(延亨默)전총리가 국방위원으로 복귀했고, 대외개방파로 알려진 강정모가 무역상으로 등장했다. 또 오진우(吳振宇)등 혁명1세대와 힘겨루기 끝에 밀려난 이용무(김일성 사촌누이의 남편)가 국방위 부위원장에 올라 군부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와함께 금강산 관광사업을 성사시키고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김용순(金容淳)조평통 부위원장 겸 아태평화위 위원장등도 90년대 초이후 막강한 실세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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