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올 여름도 예외없이 기상이변으로 신음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홍수와 사투(死鬪)를 벌이고, 미국과 러시아 등은 이상 고온으로 허덕인다. 우리는 장마철인데도 비가 오지 않는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기상학자들조차 최근에 나타난 일련의 기상이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못한다. 지난해 8월부터 기승을 부렸던 「라 니뇨」의 위력이 현격히 줄어들었는데도 이상고온과 폭우가 혼재하는 이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현상에 짙은 혐의를 둘 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반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기압골들이 예년과 달리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어 기상상황을 개괄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중국 이상 기후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해 54년만의 대홍수로 3,000여명의 인명 피해를 본 중국은 양쯔(揚子)강 일대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져 이미 160명 이상이 숨졌다. 지난달 중순부터 후베이(湖北) 후난(浩南) 저장(浙江)성 등에 쏟아진 폭우로 양쯔강 수위가 경계수위를 넘어섰다. 중국 기상당국은 이 지역의 총강우량이 예년의 3.6배, 1년 전체 강우량의 64%에 이른다고 밝혔다. 반면, 베이징(北京) 등 북부 지역은 폭염이다. 베이징은 예년보다 1개월 이상 이른 6월말 부터 섭씨 30도 이상의 고온 현상이 계속된다.
러시아 지난달 초부터 연일 35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가옥들은 대부분 추운 겨울에 대비, 열의 방출을 억제하도록 설계돼 고통은 더하다. 더위로 인한 짜증 살인 사건도 속출한다는 현지언론의 보도이다.
미국 미국 동부지역에 「열파(熱波)」가 덮쳤다. 5일 뉴욕과와 필라델피아는 섭씨 38도를 기록했고 워싱턴도 36도를 나타냈다. 한 주민은 『하늘이 온통 습기찬 담요로 뒤덮힌 것 같다』면서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숨이 턱턱 막히는 생활이 너무 싫다』고 말했다. 아직 공식 피해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미 「더위먹은」 젖소들의 우유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예보에 따르면 앞으로 기온은 40도이상으로 올라가 인명피해도 속출할 전망이다.
중동아 이란은 4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다. 북부 길란 지역에서 6,000ha 이상의 논이 바짝 마르는 등 전국 대부분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아흐마드 크로암 내무장관은 『지난해보다 40%나 적은 강우량 때문에 33억달러 상당의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전국적인 절수운동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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