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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순] 양평으로 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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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순] 양평으로 간 까닭

입력
1999.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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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가 무슨 연극의 고장이야. 술집의 고장이지. 거긴 이제 끝이 보여』양평 바탕골예술관 대표 박의순(62)씨가 서울 대학로의 바탕골예술관을 놔두고 양평으로 온 까닭이다. 경치좋고 너른 공간에 번듯한 문화공간을 마련하고 보니 숨통이 트이는 모양이다.

홍익대 미대 출신의 화가인 그는 영락없는 여장부형. 처음 만나는 기자에게거침없이 시원스레 말을 이어간다.

『화가가 캔버스가 답답해서 설치미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양평에 바탕골을 연 건 내 자신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해. 수지맞는 일도 아니고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야. 큰 소꿉장난 같은 거지, 뭐』

양평 바탕골은 더 나은 공간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소원에서 비롯됐다. 『대학로 바탕골에서 어린이연극을 했는데 극장이 너무 작아 제대로 된 공연이 안나오는 거야. 나라의 주인이 될 어린이들을 그렇게 대접하면 안되지』

양평은 그의 친정 쪽 고향이다. 28년 전 땅을 산 뒤 예술관을 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허가 받는데 2년 반, 공사하는 데만 5년 걸렸어. 나중에는 오기가 나더라구. 예술관은 허가 내 준 전례가 없어 안된다는 거야. 결국 미술관은 도자기공장으로 허가받아 거기 딸린 전시장을 활용하고 있다니까』

그는 이곳을 즐겁고 편안한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며 고급 문화상품을 제공해 관객을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공연하러 오는 극단 사람들이 잘 곳을 짓고 근처 폐교를 인수해 단기과정 예술학교도 만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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