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의 나스닥(Nasdaq) 열기를 능가하는 「아스닥(Asdaq) 열풍」이 아시아 주식시장에 불고 있다.아스닥은 아시아 각국의 증권거래소에 정식으로 상장되지 않은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장외주식시장. 이들 장외주식시장에 등록된 기업의 주가가 올들어 폭발적으로 상승,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을 무색케하고 있다. 주연보다 조연이 더 주목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87년 문을 연 싱가포르의 세스닥(Sesdaq) 시장에 등록된 기업의 올해 상반기중 주가상승률은 227%. 싱가포르 주식시장을 상징하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ES) 상장 기업의 주가도 같은 기간에 55.6%나 올랐지만 세스닥에는 크게 못미친다.
일본의 자스닥(Jasdaq)과 한국의 코스닥(Kosdaq)도 올들어 6월 30일까지 각각 90%, 134%가 올라 일본 도쿄(東京) 주식시장의 닛케이(日經) 평균주가 상승률(26.6%)과 한국의 종합주가지수 상승률(57%)을 크게 앞질렀다.
인터넷 주가 폭등에 힘입어 올들어 큰 폭으로 오른 미국의 나스닥 주가가 올 상반기중 16% 상승,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존스 지수 상승률(19.5%)이나 S&P 500 지수 상승률(11.7%)과 비슷했던 데 비하면 아스닥 상승률이 얼마나 폭발적인지를 알 수 있다.
아시아에는 현재 대만의 자유중국 장외시장(R.O.C.OTC)과 올해 4월 개장한 말레이시아의 메스닥(Mesdaq) 등을 포함, 모두 5개의 아스닥 시장이 개장돼 있다. 특히 홍콩 증권거래소는 올해말 제2 주식시장으로 성장주식시장(GEM)을 개장할 예정이고, 일본에서는 나스닥과 소프트뱅크가 합작해 나스닥_저팬(Nasdaq_Japan)을 2000년 개장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도 션전(深 )에 장외주식시장을 개설할 움직임이다.
이같은 붐에도 불구하고 아스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첨단기술 업종의 벤처기업들이 주류를 이루는 미국의 나스닥과 달리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는 게 첫번째 한계. 아스닥 등록기업들의 주식 거래규모가 작아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 이로인해 홍콩의 차이나콤(China.com)과 같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이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나스닥에서 곧장 기업을 공개하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스닥 열풍은 그동안 대기업들의 그늘에 가려있던 아시아 각국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단 주목할만 하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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