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피조물은 창조주 하나님(하느님)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성서는 말한다.그렇다면 하나님은 성서에 등장하는 자연(동·식·광물)에 어떤 의미를 불어넣었을까.
「기독교 동물상징사전」은 이 질문에 1700여년 전부터 해답을 제시해 온 「피지올로구스(PHYSIOLOGUS)」한국어 번역본이다.
성서에는 해마 들나귀 자고새 하이에나 까마귀 돌고래 토끼 해마 앵무새 돌무화과 등 많은 자연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 중에는 피닉스 유니콘 등 전설의 동물도 있다. 「피지올로구스」는 성서의 자연을 그리스도 마귀 교회 인간 등유형 별로 분류, 우의적으로 표현했다.
「피지올로구스」에 따르면 자신의 옆구리를 쪼아 흘러 나온 피로 다 죽어가는 새끼를 살리는 펠리칸은 십자가에 못박혀 흘리신 피로 인류를 구원한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이다. 또 갓난 새끼를 절벽 아래로 던져 기어 올라온 새끼들만을 정성껏 기르는 사자는 창조주의 인류 구원에 대한 상징이며 범선과 속도 경쟁을 벌이다 이내 포기하는 돌고래는 믿음을 쌓아가다 중도에 포기하는 불완전한 인간을 상징한다.
「피지올로구스」는 아담을 유혹한 뱀에 대해서는 어떻게 쓰고 있을까. 「…사람과 만났을 때 만약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면 두려워서 몸을 피합니다. 그러나 옷을 입은 사람에게는 달려듭니다. 그러므로 낡은 인간의 의복을 청산하지 못하고 사악한 행위를 하며 나이가 들었다면 원수는 대번 달려들 것입니다. 그러나 사악함을 떨쳐버리고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벌거숭이라면 원수는 달아날 것입니다.…」 뱀은 사악의 상징을 넘어 원수로 설명되는 것이다.
「피지올로구스」는 본래 저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채 구전과 민담으로 전해오던 기독교의 자연상징사전으로 서기 200년 전후 근동지역에서 처음 문자화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피지올로구스」는 처음에는 단순히 익명의 저자를 지칭하는 말로 차츰 책 제목으로, 동시에 저자 이름으로 굳어졌다.
1장에 1종씩 모두 55종의 동·식·광물의 의미를 분석했다. 92년 독일어판으로 출간된 책을 숙명여대 대학원 강사 노성두씨가 번역했다. 지와 사랑 발행. 1만원.
/서사봉기자 ses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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