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재 서울 안동교회 목사지난 6월 15일 독일 교회의 날을 참관하기 위해 독일 남부 도시인 슈투트가르트에 갔었다. 2년마다 도시를 돌면서 열리는 4박 5일 일정의 행사는 독일 개신교회의 실상을 잘 보여주었다. 20만명이 등록, 행사에 참석했는데 여러 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면서 서로 다른 경험들을 나누고 바람직한 인류의 미래를 위한 논의를 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도 등록을 하고 여기에 참가했는데, 등록비 가운데는 행사기간 중 시내 전철과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비도 포함됐다.
여기저기서 열리는 행사를 구경하기 위해 우리는 자주 전철과 버스를 이용하였는데 한번도 차표를 검사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타고 내리는 것 같았다. 행사 기간때문이기도 했지만, 평상시에도 별로 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쩌다 조사를 하는데 그 때 무임 승차로 걸리면 큰 벌금을 물게 된다고 한다. 독일사람들은 누가 지키지 않아도 다 표를 사가지고 다닌다. 그것이 사회를 지탱하는 약속이기 때문에 그들은 충실하게 지키는 것이리라. 물론 그들 사회에도 이런 약속과 규범을 지키지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겠지만, 독일에서는 대체로 큰 규범 안에서 자유를 구가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유럽 나라들과 비교가 된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감사·감독하는 체제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자율이나 자유는 낯설기만 하다.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사회의 약속인 규범을 스스로 지킬 줄 아는 준법정신의 결여가 이 사회를 항상 감시체제로 이끌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것 같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유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언제쯤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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