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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잘못된 유치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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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잘못된 유치원 교육

입력
1999.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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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어린이 19명이 숨진 참사에 어른들은 잘못을 자책하며 수습에 부산하다. 그러나 그 잘못된 현실이 얼마나 달라질지는 의문이다. 유치원 캠핑을 한동안 중단하고, 잘못한 어른 몇명을 처벌하고, 수련원 안전 점검도 하겠지만, 그것으로 이 사회의 뿌리깊은 안전 불감증이 고쳐질리 없다. 특히 어른들이 이용하는 시설보다 어린이 시설의 안전과 투자에 한층 소홀한 현실은 변하지 않을터이니 애꿎게 희생된 어린 목숨들만 가엾다.■문제의 근본은 어린이들을 사설 유치원과 사설 수련원 등 돈벌이가 목적인 민간에 내맡긴데 있다. 적어도 공립 초등학교에서는 그토록 분별없이 어린이들을 위험속으로 몰고 가진 않는다. 저학년 캠핑 훈련은 학교 뒤뜰 야영으로, 고학년은 교육청이 관리하는 수련장에서 하고 있고, 안전을 위해 자원봉사 학부모의 도움도 받고 있다. 그런데도 훨씬 취약한 유치원생의 캠핑 훈련을 사설 유치원과 사설 수련원에 맡긴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우리도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떠든지 오래지만 올바른 교육을 위한 투자와 배려는 전혀 딴판이다. 유치원이란 용어(킨더가르텐)가 나온 독일의 유치원은 대부분 공립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이를 안전하게 돌보고 건강한 성장을 돕기위해 배려를 다한다. 통학부터 반드시 부모가 직접 데려오고 데려가야 하며, 맞벌이 부모를 위해 아침 일찍 아이를 맡아 세끼 식사까지 챙겨준다. 반면 그리기·만들기 등 기초 교육만 할 뿐 글은 아예 가르치지 않는다.

■사정이 다른 남의 나라 얘기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그곳도 운영비의 많은 부분은 부모 수입에 따라 차이를 둔 수업료로 메운다. 우리 부모들이 부담하는 막대한 조기 교육비와 업자들이 챙기는 몫을 고려하면 유치원을 공교육 테두리안에 넣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이런 근본 문제는 고민하지 않은채 전문가들은 온갖 조기 교육을 부추기고, 부모들은 무작정 따라 흉내내는 통에 아이들만 희생된다. 사는 형편이 문제가 아니라, 생각과 사는 방식이 문제다.

/강병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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