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유치원 어린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경기 화성군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건은 우리나라만의 뉴스가 아니다. 건물이라고 할 수 없는 컨테이너박스로 만들어진 수련원에서 위험 대처능력이 없는 어린이들이 불에 타 숨진 이 사건을 세계 언론은 일제히 긴급뉴스로 다루었다.그들은 신문 방송으로 보도하기 전에 웹사이트에 먼저 기사를 띄웠고 잇달아 속보를 실었다. 인터넷사용자는 인터넷 웹사이트로, 인터넷 비사용자는 신문 방송으로 이 화재사건을 보았고 또 볼 터이니 세계적인 뉴스가 된 것이다.
외국 언론들이 웹사이트로 이 사건을 보도한 시각은 30일 화재발생 서너시간 뒤. 영국 BBC방송, 미국 CNN방송 웹사이트는 1면 머릿기사로, 미국 NYT지, 보스턴글로브지, 새너제이머큐리지 등의 웹사이트는 1면 해외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보도태도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NYT BBC 등은 사실중심적, CNN 보스턴글로브는 감상적이었다. BBC방송은 참사를 일으킨 책임자들이 체포됐다는 점을 내세웠다.
「온나라 어른들」이 다 같이 책임져야 한다는 감성적 자성론으로 흐른 우리 언론의 태도와는 대조적이다. 보스턴글러브는 『왜 이런 일이 우리 아이에게 일어났는가. 하늘이 내려 앉았다』며 땅에 주저앉은 한 어머니의 비통을 써내려갔다.
전세계 언론이 인터넷에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있다. 언론도「인터넷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인터넷사용자가 많아졌고 인터넷은 고유의 몇몇 특성으로 독자를 끌고 있다.
날짜단위, 시간단위로밖에 기사를 내보내지 못하는 신문 방송과 달리 인터넷은 즉각 즉각 기사를 싣고 5분전 기사도 고쳐 내보낼 수 있다. 또 기사를 집적해두어 독자가 언제나 찾을 수 있고 참고사이트에도 연결시켜 준다.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건은 유감스럽게도 30일자 각국 언론웹사이트에 실린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료로 저장되어 언론웹사이트에서 「archieves(집적기사)」를 찾아「Fire & Korea」만 치면 언제든 튀어 나오게 된다. BBC방송 웹사이트는 엄격한 안전수칙마련을 속보로 보도할 예정이다.
더욱 유감인 것은 보스턴글로브지의 「이 기사를 그대로 친구에게 보내기」에 호응, 이 기사를 친구들에게 보내는 미국인들이 많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인터넷시대는 부끄러운 뉴스를 전세계에 빨리 전하고 잊지도 못하게 만든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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