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바이, 본」. 독일 의회가 1일 전후 독일 부흥의 중심지였던 본에 작별을 고했다.독일 연방 하원은 베를린 천도를 2달여 앞두고 이날 본 의사당에서 마지막 회의와 함께 고별행사를 가졌다. 이로써 1949년 서독의 수도가 된 이래 독일통일까지 50년간 독일 의회민주주의의 전당이었던 본시대는 마감하고 베를린시대가 본격화한 것이다.
고별행사는 독일 통일의 과업을 이룬 헬무트 콜 전 총리에 대한 예우의 자리였다. 베를린 천도가 사실상 독일통일의 완결이라는 의미가 깔려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도 주빈 자리인 중앙좌석을 콜 전총리에게 양보했다.
콜 전총리는 고별연설에서 『베를린 천도는 통일을 향한 독일국민의 오랜 열망이었다』 고 운을 뗀 뒤 『그러나 과거를 복원하자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933년부터 1945년까지의 나치 독재와, 1945년부터 90년까지 이어진 동독의 공산통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과거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의회가 옮겨가는 베를린 의사당은 독일역사의 영욕을 상징하는 독일제국의회(Reichstag) 건물. 1894년 비스마르크 시대에 설립된 이 건물은 1918년 바이마르 공화국이 선포된 자리이자 1939년 나치독일이 폴란드에 선전포고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독일 의회는 8월까지 베를린으로 이전작업을 마친뒤 9월 둘째주 제국의회 의사당에서 행정부와 의회가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갖고 공식적인 베를린 시대를 선언하게 된다. 행정부처도 지난달 28일 교통부를 시작으로 이사를 진행중에 있다. 그러나 전체 행정부가 옮겨질 경우 과도한 경제, 사회적 손실과 공무원들의 출퇴근시 어려움을 감안, 16개 부처 가운데 6개는 본에 남는다.
의회에서 고별식이 진행된 이날도 의원 집무실은 이사짐을 꾸리는 손놀림으로 분주했다. 본 시가지도 이사짐을 나르는 트럭들로 붐볐다. 이날 의사당에서는 고별식과 함께 요하네스 라우(68) 신임 연방대통령의 취임식도 함께 거행됐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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