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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로보트 태권V 부활 프로젝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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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로보트 태권V 부활 프로젝트' 발표

입력
1999.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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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 7월 1일, 「로보트 태권V」라는 제목의 국산 장편 만화영화가 대한극장에 내걸렸다. 1년여에 걸쳐 시나리오를 다듬고, 동화제작에만 60여명의 애니메이터가 동원되는 등 막대한 투자와 공을 들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우주소년 아톰」, 「마징가 Z」 등 일본 만화영화가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TV 화면을 온통 장악하고 있던 때. 따라서 제작진 내에서조차 흥행을 낙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그러나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으로 이 국내 최초의 SF장편만화영화의 출현을 축복했다. 「로보트 태권V」는 개봉기간 21일 동안 11만 9,037명을 끌어모아 그해 방화부문 흥행 2위를 기록했다. 1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 1위를 기록한 「사랑의 스잔나」의 상영일수가 85일이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1위였다.

그로부터 정확히 23년이 흘렀다. 「로보트 태권V 부활프로젝트」가 1일 발표되었다. 이날 서울 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사인 스튜디오 V는 앞으로 8년 동안 200억원을 들여 TV시리즈 두 편과 극장용 애니메이션 두 편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1탄의 제작자였던 유현목 감독과 연출을 맡았던 김청기 감독은 각각 제작고문과 총감독을, 실제 총연출은 「달려라 하니」, 「영심이」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박시옥 감독이 맡았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새 연출진은 20년을 훌쩍 뛰어넘는 세대변화, 해외마케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태권V 캐릭터에 새로운 변화를 주면서도 과거 1세대 태권V가 가진 미덕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즉 디자인적으로는 하이테크를 추구하지만 따뜻한 인간애를 간직한 로보트로 새 태권V의 캐릭터를 설정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전체 작업공정의 20%만 진척된 상태에서 선보인 새 태권V의 모습은 과거에 비해 훨씬 날렵하고 세련돼 보였다.

23년 전에 비해 훨씬 기세등등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막강한 위세 속에서 과연 「로보트 태권V」는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200억원의 막대한 예산조달,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진 신세대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황동일기자 do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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