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일주일에 세 번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난다. SBS 수·목 드라마 「해피투게더」에선 막 나가는 나이트클럽 댄서로, KBS 일요 시추에이션 드라마 「어사출두」에서는 푼수끼가 다분한 주막집 딸로, 그리고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에서는 주책없이 큰 소리로 웃는 진행자로.강성연(23), 연기 경력 2년 9개월. 일천하다. 하지만 카멜레온 같다. 시청자와 만나는 모습마다 확연히 다른 이미지가 느껴진다. 그만큼 배역소화와 변신이 자연스럽다. 『한 이미지나 캐릭터로 굳어지는 것은 싫어요. 다양한 성격, 청순가련형 보다는 내안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해피 투게더」의 문주 같은 역이 좋아요』
4월에 끝난 KBS 일일드라마 「내사랑 내곁에」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역이 단순하고 착해 내재된 끼를 완전히 표출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한다.
「데미지」의 줄리엣 비노시의 퇴폐스러움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에 핫세의 청순함이 동시에 다가오는 여자다. 그런 때문인지 가족에게 상처받아 타락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순수한 사랑을 꿈꾸어 나가는 극단의 이중적 연기를 무난히 해 내고 있다. 항상 왜 긴머리냐고 묻자 『머리가 긴 여자는 청순함과 섹시함이 동시에 표출되지요』라고 말한다.
이처럼 말할 때 거침이 없다. 『요즘 가슴을 많이 드러낸 모습을 본 시청자들이 섹시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여자가 섹시하다는 것은 여자로서 장점이 아닌가요?』 반문한다. 묻지도 않았는데 『저는 태어나기를 무대 체질로 태어났나봐요. 무대나 술집에서 노래부르고 춤추는 것이 좋아요』라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슈퍼TV…」를 진행할 때 큰 입을 벌리며 허허 웃는 모습이 독특하다고 하자 즉시 그 모양으로 웃는다.
밥을 한끼라도 안 먹으면 못산다는 그녀는 밥 욕심 만큼이나 일 욕심도 대단하다. 쉬면 병나는 스타일이어서 겹치기라도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뮤지컬도 하고 싶고 노래도 하고 싶다. 그래서 조만간 출연할 SBS 일요 시추에이션 드라마 「카이스트」 제의가 들어왔을 때도 망설이지 않았다. 주위에선 드라마에서 떠난 채림의 캐릭터가 강하게 자리잡아 잘해봐야 본전이라고 말렸다. 『저는 채림과 달라요. 또 다른 강성연의 캐릭터를 창출할 자신이 있어요』
성악을 하고 싶어 고등학교 3년 내내 레슨을 받았다가 목이 아파 서울예전 영화과에 입학, 96년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MBC 탤런트 25기로 입사, 불과 두 달만에 미니시리즈 「세상 끝까지」에 출연해 비중있는 술집 작부역으로 인상을 남겼다. 인터뷰 도중 지나가는 사람들이 화면보다 실물이 훨씬 났다고 하자 무척 좋아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섹시하게 보이는 화끈한 여름이 좋고, 평면적인 주연보다는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조연을 선택하겠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강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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