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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박두] 레저렉션, 노팅 힐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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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박두] 레저렉션, 노팅 힐 2편

입력
1999.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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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렉션종말론에 집착한 종교적 광기로 세기 말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종교교리(성서)와 교묘하게 결합한 확신과 맹목은 현대인의 비관적 미래관을 반영한다. 천재성을 가진 정신병자의 예고된 끔찍한 연쇄살인. 그것은 도시 뒷골목의 음습한 분위기, 푸른 빛과 폭우를 타고 공포를 극대화한다.

「레저렉션」(Resurrection·부활) 역시 그 전형을 따라간다. 범인은 예수의 열두제자와 이름이 같은 33세(예수가 죽은 나이) 남자들 12명의 팔 다리 머리를 각각 절단해 예수의 몸을 만든다. 예수의 부활을 꿈꾸며. 상징과 은유의 코드는 범인이 현장과 시체에 남긴 로마숫자와 동전. 그것을 단서로 형사 푸르돔(크리스토퍼 램버트)은 범인의 행동양식을 찾아야 한다. 둘의 두뇌게임은 푸르돔의 절친한 친구이자 파트너인 앤드류의 희생, 아내의 위협등의 처절함을 거친 뒤, 늘 그렇듯 형사의 승리로 끝난다.

영화는 『「양들의 침묵」을 흉내낸다』고 말하지만 그보다 「세븐」을 훨씬 더 닮았다. 성서에 기초한 살인, 버디무비 형식에서 주인공(푸르돔)의 심리와 환경까지. 러셀 머케이 감독과 작가 브래드 미어만은 그들이 만들었던 B급 SF컬트 「하이랜더」의 선·악의 운명과 우울한 정서를 이어간다. 주연 크리스토퍼 램버트의 너무 가벼운 연기, 반장과 푸르돔의 피상적 갈등, 엉뚱한 사건 해결의 실마리, 쉽게 노출되는 사건 진상등 아쉬운 점이 많은 범죄 스릴러물. 3일 개봉. ★★★

노팅 힐

『이론상으로 잘못된 것은 없지만,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있다. 미스코리아가 붕어빵 장수와 결혼한다거나…』 이런 기적은 지난 연말 개봉한 톱 탤런트와 야구 심판의 사랑이야기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감독 이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저 미첼이 감독한 로맨틱 코미디 「노팅 힐」(Notting Hill)에도 꼭 들어맞는 이야기다. 할리우드 톱스타 안나(줄리아 로버츠)와 런던 노팅힐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윌리엄(휴 그랜트)의 결합.

줄리아 로버츠를 일약 스타로 만든 「Pretty Woman」(귀여운 여인· 감독 게리 마샬)의 역할을 뒤집었고, 휴 그랜트의 출세작 「네번의 장례식과 한번의 결혼식」은 「네번의 이별과 한번의 결혼식」이 됐다. 소심하고 여린 감정의 소유자인 윌리엄에게 『초현실적인 즐거움』은 우연의 연속으로 찾아온다. 촬영차 런던에 왔다 서점에 들린 안나를 길거리에서 다시 만나고, 쥬스를 쏟는 실수로 그녀를 집에까지 데려가게 되고, 뜻밖에 키스를 받고.

역할의 뒤바뀜은 남자를 수동적으로 만들었다. 몇번의 만남과 이별의 반복 역시 여자의 몫이다. 그러나 영화는 그 수동적인 남자의 조심스런 접근과 당황, 현장을 함께 하는 주변인물들에 비중을 두고 웃음과 재미를 연출한다. 정말 현실에서는 좀처럼 일어날 수 없지만, 「신데렐라의 꿈」은 그 대상이 남자든 여자든 언제봐도 아름답고 달콤한 맛을 준다. 줄리아 로버츠의 연기의 한계가 있긴해도. 3일 개봉. ★★★☆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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