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모양의 웃옷, 단추없는 셔츠, 너덜너덜 찢어진 블루진, 종아리 중간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짧은 바지, 수(繡)놓인 나팔바지…」신세대 복장이 아닌 새천년의 신사복이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지난달 2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된 2000년 봄·여름철 남성복 컬렉션에서 「새로운 밀레니엄 맨(New Millennium Man)」의 모습을 이렇게 제시했다.
카사노바의 매력과 해변에서 빈둥거리는 건달의 야망을 지닌 밀레니엄 맨이 편안치 않게 느끼는 유일한 곳은 사무실이다.
그의 신발은 부드러운 슬리퍼에 가깝다. 헤어스타일은 펑키스타일. 그러나 종종 보석으로 장식된 귀고리로 강조되기도 한다. 값비싼 직물에 풍부한 장식을 단 이 컬렉션은 휴가를 즐길 여유가 있는 사나이를 묘사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붉은 색깔의 세퀸(의복장식으로 다는 원형의 작은 금속편)으로 「2000」이라고 쓴 흰색 티셔츠가 새 밀레니엄 맞이 히트 상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컬렉션에 출품된 사무실 출근용 복장은 많지 않았다. 이는 새 천년의 남성상, 그리고 새로운 패션의 추세를 예고하는 것이다.
『티셔츠와 진 차림만으로도 일하기 충분한 경우가 적지 않다. 멋진 차림은 외출용이기 때문이다』 구치의 디자이너 톰 포드는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해 주고 있는 컴퓨터가 이런 변화를 가져온 원인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밀라노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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