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동분향소 표정 -1일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잠실2동 강동교육청 지하강당에는 참사의 슬픔과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에 대한 분노가 교차했다.
유족들은 이날 대표단(대표 고석·高錫·37)을 구성해 보상문제와 시신확인,사고원인조사 등을 논의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대부분 자식들의 죽음이 아직도 믿기지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날 오전 영정으로 사용하기 위해 집에서 가져온 사진이 분향대에 하나씩 놓일 때마다 분향소는 희생된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는 가족과 다른 희생자 가족들의 오열로 울음바다가 됐다.
301호에서 숨진 이형민군의 할머니는 손자의 영정을 안고 분향소 바닥에 앉은 채 울다 실신을 거듭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날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당국의 관계자들이 한 사람도 찾아오지 않자, 일부 유족들은 『대책도 없이 이런 것만 보내면 뭐 하자는 것이냐』며 경기지사등이 보낸 조화와 만장을 걷어차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301호에서 숨진 유연수어린이의 큰 아버지 유기준(柳基俊·54)씨는 『전화도 받지 않는 사고대책본부는 뭘 하는 곳인가』며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는 사이 실신해 병원에 실려간 아이엄마만 10명이 넘는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201호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부천 E랜드유치원생 김혜지양의 아버지 김청훈(金淸訓·40)씨는 『75명의 원생중 어떻게 우리 아이만 없어질 수 있느냐』며 『화재현장과 거리가 먼 2층 223호에서 잔 우리 혜지가 201호에서 죽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2시20분께 강동교육청 2층 유족대표협의실에서 진행된 김일수 화성군수와의 면담에서 유족들은 『힘도 능력도 없는 군청에 사고대책본부가 만들어져 아무 일도 되지 않는 것 아니냐』며 경기도청차원에서 재해대책본부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306호에서 숨진 아르바이트생 박지연(朴芝姸·23·성신여대 체육과)씨의 아버지는 『이번 사고는 지방 하급공무원들의 부패와 비리로 인해 생긴 관재(官災)』라며 화성군측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에 대해 김군수는 사고건물의 준공허가는 과장이 결재한 사항이고 건축법개정으로 설계사가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변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측은 1일 시신확인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시일내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과수는 이날 오전8시40분께『시신확인작업이 한달이상 걸린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항의하는 유족대표들에게 『3차에 걸친 정밀 분석결과 유전자 분석없이도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시신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과수는 이날 오후부터 연구원들을 강동교육청에 보내 신원확인과 유전자분석을 위해 가족과 희생자들의 신체특성에 대한 면담을 실시하고 혈액을 채취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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