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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왕과 비' 세조역 임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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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왕과 비' 세조역 임동진

입력
1999.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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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동안 몰입해 살아 온 세조가 죽으니 나도 죽은 것 같습니다』 6월 29일 「왕과 비」 동료 연기자들이 마련한 자리에서 세조 역을 맡은 임동진의 소감. 고뇌에 차고 마음이 여린 인간적 수양의 성격을 살리는데 노력했다고 말한다.『세조는 자료에도 나오지만 공이 많은 인물입니다. 눈물도 많고 음악을 좋아하는 왕이었는데 단종 폐위로 긍정적인 면을 평가받지 못하고 있죠』라며 안타까워했다. 어느 사이 세조 예찬론자가 되어 있었다.

한혜숙 등 후배 연기자들이 술을 권하며 『빨리 죽어 몹쓸 사람』이라고 말을 건네자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세조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것을 보니 힘들게 연기한 것을 인정해 주는 모양』이라며 웃었다. 최근 다녀온 미국에서 동포들이 보여준 「왕과 비」에 대한 높은 관심에 연기자로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선굵고 카리스마적 기질이 돋보이는 연기를 주로 해 온 임동진. 연기경력 35년, 관객들과 호흡하고 싶어 연극무대에 끊임없이 서면서 극단 「예맥」을 이끌고 있다. 이제 또 다른 작품을 찾아 다시 태어나겠다는 그는 『후반부를 동료 연기자들이 잘 전개해 성공적인 종영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연기자로 입문한 막내딸 예원의 연기가 어떠냐고 묻는다. 여느 아버지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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