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부딪침을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친구끼리 문제를 해결한 뒤 성숙해 간다면 초등교육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해요』학생들 스스로 꾸려가는 학급 공동체 문화활동을 고집하고 있는 김정민(金廷珉·29·여)서울 장안초등학교 교사는 「두레 선생님」이다.
올해로 교사경력 3년째인 「새내기」 김교사가 생소한 두레학급 운영의 「선봉」에 선 이유는 신나는 교실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서울교대 재학시 학생회 일을 보면서 교단의 문제를 간접적으로 듣고, 나름대로 개선점을 그려봤다. 「사랑과 관심으로 가득 찬 교실을 만들어야지」
첫 발령지가 장안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만연해 있는 개인주의를 없애려는 시도가 두레학급의 출발이었어요. 처음에는 학생들조차 어색해 했지만 의외로 빨리 정착되더라구요』
김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6학년1반 교실은 책상 배치부터 특이하다. 남녀학생 6명이 1개조가 되어 함께 앉는다. 모두 7개의 두레가 마련된 셈이다. 협동심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각 두레의 이름도 독특하다. 「모꼬지」 「빨리 뛰어 다니자」 「누워서 TV보기」 「실사모(실험을 사랑하는 모임)」 등.
두레활동의 핵심은 토론이다. 정규 수업시간외에 짬날때마다 난상토론을 갖는다. 주제는 토론시간에 학생들이 즉석에서 정한다. 역사 등 일부 수업은 두레별로 진행토록 하고 있다. 숙제는 거의 없는 대신 구성원들이 함께 논의할 만한 주제를 정해줘 발표토록 한다. 매일 1교시는 장기자랑 시간.
『발표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학부모들이 말해요. 남을 이해하려는 사려깊은 마음도 키우게 됐고요. 교실이 늘 생기가 넘쳐요』
김교사의 꿈은 소박하다. 두레활동이 어린 제자들의 사회성 배양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족하다. 『교사는 조급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학생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지도해주는 세심함과 느긋함이 스승의 역할이 아닐까요』 그의 실험교육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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