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회장인 김우중(金宇中)전경련 회장이 1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경제 5단체장의 청와대 면담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변(多辯)에 소신파인 김회장의 침묵은 아주 이례적이어서 민감한 시선을 받았다. 더욱이 간담회가 1시간 30분이나 계속돼 평소 말없는 사람도 한마디 않기는 힘들었을 법 하다.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어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다른 참석자들이 얘기를 많이 하다보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삼성그룹이 발표한 삼성자동차 처리방안을 상기하면, 김회장 침묵의 배경을 읽을 수 있다. 삼성자동차 해법이 대우와의 빅딜을 무효화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대우가 소외됐다는 불만이 있었던 듯 하다. 일각에서는 김회장이 침묵을 통해 대우전자 처리, 교보생명 상장 등에서 대가를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도 한다.
간담회에서 다른 경제단체장들은 노사정 복원에 동감하면서 「파업-엄한 대응-구속자 양산-석방」등의 악순환을 끊어달라고 요청했다. 금리 인하로 기업이 엄청난 이득을 보았다는 「고백」도 있었고, 『그래도 환율을 유지해 수출 경쟁력을 담보해 달라』는 부탁도 있었다. 이에 대한 김대통령의 답은 『기업이 환율 등에만 의존말고 경쟁력을 갖추라』는 것이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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