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베커(31·독일)가 윔블던과의 15년 인연을 눈물로 마감했다.85년 일약 17세의 나이로 윔블던코트를 평정, 세계를 놀라게 했던 베커는 은퇴를 한달 앞두고 열린 이 대회 16강전에서 패트릭 라프터(호주)에게 패해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눈물은 베커보다 열성팬들이 더 쏟았다.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열성팬들은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지못했고 응원구호인 「붐붐 보리스(Boom-boom Boris)」가 어깨를 늘어뜨리고 코트를 떠나는 그의 등뒤로 가득 울려퍼졌다.
스스로 「나의 정원(Garden)」이라고 지칭했듯이 윔블던은 베커의 17년 테니스인생에 소중한 무대였다. 특유의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첫 출전한 85년 대회에서 시드배정도없이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 케빈 커렌(남아공)을 꺾고 최연소(17세227일)로 우승컵을 안았다. 독일인으로서는 첫 챔피언. 이후 86년 이반 렌들을 꺾고 2연패를 달성한 그는 89년 대회마저 석권했다.
베커는 89년 US오픈, 91년 호주오픈에서 우승컵을 차례로 안으며 상승세를 긋다가 91년 윔블던 결승에서 같은 국적의 미하엘 슈티히에게 패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가 남긴 성적은 6차례의 그랜드슬램대회 우승과 49차례의 ATP투어우승.
강한 근육과 폭발적인 서비스, 코트 전체를 뒤덮을 만한 체력으로 한시대를 주름잡았던 베커는 이달 슈투트가르트에서 고별전을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난다.
/여동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