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출신의 10대소년에 세계 언론이 춤을 췄다.미국의 뉴욕타임스와 CNN방송, 영국의 BBC 등 세계 유수 언론은 29일 아빠를 찾아 온두라스에서 뉴욕까지 5,000여 ㎞를 여행한 온두라스의 에드윈 다니엘 사빌론(13) 스토리를 대서특필했으나 곧이어 AP통신이 허위가능성을 타전하자 이를 확인하느라 일대소동을 벌였다.
뉴욕타임스 등은 에드윈이 허리케인으로 가족을 잃고 아버지를 찾아 멕시코와 미국 국경을 넘어 뉴욕까지 혼자 여행한 사연을 그의 사진과 함께 여정을 표시한 지도까지 게재하며 상세히 보도했다.
이 보도들에 따르면 에드윈은 지난해 10월 허리케인「미치」로 어머니등 가족을 잃고 사진으로만 본 뉴욕에 있던 아버지와 어렵게 연락이 닿아 『6월25일에서 27일 사이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 입구에서 만나자』는 편지와 함께 송금된 단돈 200달러를 들고 길을 떠났다. 지난달 22일 온두라스를 출발한 그는 지나가는 차량을 얻어 타거나 때론 무작정 걸어 37일만인 27일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는 5,120㎞의「대장정」끝에 뉴욕에 간신히 도착했지만 시간이 늦어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에드윈을 돕겠다고 나서고 각계에서 온정이 답지하는 등 미국적 온정주의가 만발하는 듯 했다.
그러나 애드윈의 이 환상적인 여행 이야기는 AP통신이 거짓말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불과 몇시간만에 그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으로 바뀌었다. 온두라스에 살고 있는 에드윈의 할머니는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며느리와 손녀는 살아 있고, 아들은 지난해 10월 귀국한 뒤 에이즈로 숨졌다』며 『에드윈이 미국에 살고 싶어 그런 짓을 한 것같다』고 말했다. 에드윈은 아버지가 숨졌을때 마이애미의 이모집에 살다 귀국한뒤 지난 3월 다시 플로리다로 건너갔다고 할머니는 덧붙였다.
자선을 주선했던 뉴욕시 당국은 이같은 보도에 따라 진위여부를 조사중이다. 에드윈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언론은 당돌한 소년의 꾀에 놀아난 결과가 되는 셈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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