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발끈, 대우는 허탈속 기대감」 삼성이 이건희(李健熙)회장의 사재출연과 법정관리로 삼성차를 처리하기로 결정하자 재계는 불만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재계는 특히 지난 달 삼성계열에서 분리된 보광그룹이 전격적으로 세무조사를 받기 시작한 점이 이회장의 사재출연 규모를 늘리고 결심을 앞당겼다는 분석과 함께 의혹의 눈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재출연은 반대, 법정관리는 환영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대외신인도 추락, 기업주의 경영의욕 상실, 법적 분쟁 발생 가능성, 채권단의 도덕적 해이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의사를 재확인했고, 주요그룹들도 사재출연에 대해 거센 반발을 보였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의 압력에 못이겨 삼성이 주주 유한책임의 원칙을 정면으로 깨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총수가 잘못된 경영상의 판단에 대한 책임을 사재출연으로 지게 되면 누가 적극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계는 이와함께 사재출연 과정에 정부당국이 개입한 흔적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경고의 메시지도 던지고 있다. 삼성차 부채를 삼성이 모두 떠안은 데 대해서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재계의 한 고위인사는 『삼성이란 이름만 믿고 담보없이 거액을 대출해 준 금융기관들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시장원리』라며 『삼성이 모든 부채를 해결하기로 한 배경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회장의 사재출연 규모에 대해서도 놀라움과 함께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3조원에 육박하는 사재를 내놓는 점이 기업인에 대한 일반의 시각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재계는 그러나 법정관리는 시장원리에 따른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평가와 함께 환영의 뜻을 보내고 있다.
◆대우 허탈속 기대감
자동차 사업맞교환(빅딜)의 당사자였던 대우의 반응은 겉과 속이 다르다. 삼성차의 부채를 떠안는 대가로 삼성으로 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기대했던 것이 대우의 당초 바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삼성측이 부채를 처리함에 따라 삼성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고, 삼성차 인수도 물건너갔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대우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내리고 있다.
정부가 삼성생명의 상장을 허용함에 따라 35%의 지분를 갖고 있는 교보생명 상장도 「확신」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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