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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건 시장 내달 취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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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건 시장 내달 취임 1년

입력
1999.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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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고건(高建) 서울시장은 대도시 서울을 원만하게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IMF라는 특수상황에서 구조조정과 지하철파업 등 민감한 사안을 큰 무리없이 처리했다. 그러나 역시 「행정의 달인」이라는 후한 점수와 함께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부정적 시각도 여전하다.고시장 스타일 취임후 구조조정을 통한 시정개혁과 경제난 극복을 최대 과제로 꼽았다. 또 물과 교통, 환경, 안전문제 등 시민과 직결되는 생활행정을 강조, 삶의 질을 높이는데 관심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와 민간단체로 구성된 각종 위원회를 활용, 민의를 적극 수렴했다. 최정한(崔廷漢) 도시연대사무총장은 『정책의 방향을 개발위주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전환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부서에서 앞다퉈 발표한 걷고싶은도시만들기와 새서울우리한강 사업은 치밀한 계획없이 남발한 대표적 전시행정으로 꼽힌다. 78개에 달하는 이른바 「위원회 행정」도 취지는 좋지만, 실행에 옮기는 행정체계가 미흡해 책임만 위원회에 떠넘긴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시 안팎에서는 『시장이 이런 저런 눈치를 살피는데 정책을 소신있게 밀고 나갈 수 있겠느냐』, 『관선시대와 달리 새로운 면모를 기대했으나 「돌팔매」를 두려워한 나머지 지나치게 신중한 처신으로 일관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주요 공과 한때 4,000명이 넘어서며 IMF의 상징처럼 부각된 노숙자 문제와 올 봄 노사관계의 분수령이 됐던 지하철 파업을 무난히 처리했다는 평이다. 서울신용보증조합과 서울벤처타운 설립은 유망 중소기업을 위한 의미있는 성과로 꼽힌다.

부패와의 전쟁 지난해 12월 주택·위생 등 5대부조리 취약부서 1년이상 근무자 4,142명에 대한 사상최대 규모의 순환인사를 단행하며 『단돈 1원만 받아도 처벌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4월에는 10개 민원분야 27개 업무의 처리 내용과 절차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민원처리 온라인 공개시스템을 도입, 「열린 행정」을 구현했다. 그러나 김순직(金淳直) 전 행정관리국장 등 상·하위직 공무원들이 잇달아 수뢰혐의로 구속돼 「복마전」의 오명을 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은 과제 서울의 대표적 문제인 교통과 관련해서는 이렇다할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하철망 확충은 경기위축으로, 시내버스 구조조정은 업계의 첨예한 이해대립으로 더딘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고시장은 또 인사를 둘러싸고 구청장들과 갈등을 빚는 등 「구청 독립」에 따른 시·구청간 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선시장은 관선에 비해 권한은 크게 줄어든 반면 책임은 많아졌다』고 푸념했던 고시장이 남은 3년의 임기동안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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