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르 2세가 새 천년을 맞아 모세와 아브라함이 기적을 만든 현장을 비롯해 신·구약성서의 주요 성지들을 순례한다.28일 프랑스의 르 피가로지에 따르면 교황이 수천년전 「성서의 시대」를 되돌아보는 대순례 계획이 이번주중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교황청 관계자들은 『교황이 이집트에서 시나이 반도를 넘어 다마스커스에 이르기까지 중동의 성지를 방문키로 결정했으며 세부 일정 및 장소 조정 문제만 남았다』면서 『순례는 94년「대사면」발표이후 이교(異敎)와의 화해를 추구해 온 교황의 대장정을 매듭짓는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방문 지역에는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햄과 성장기를 보낸 나자렛, 그리고 십자가에 못박힌 뒤 부활한 예루살렘 등이 포함돼 있으며 현재 이라크땅에 속한 우르도 참배지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유대민족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출생지로 전해지는 우르는 기독교, 유대교뿐 아니라 회교에서도 성지로 생각하는 곳이다.
교황청은 지난 2000년간 기독교와 종교·민족적 대립을 빚어온 중동지역의 성지순례를 실현시키기 위해 해당국 정부들과 외교적 협의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의 한 추기경은 지난해 종교 심포지엄 참석을 내세워 이라크를 방문,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와 면담하고 우르를 방문하는 등 사전정지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바야흐로 교황청과 중동 회교권간에 역사청산을 위한 훈풍이 오가고 있다.
/ 파리=송태권특파원 songtg@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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