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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도지사의 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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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도지사의 폭언

입력
1999.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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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의 한마디 한마디가 신중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직자라고 해서 꼭 무슨 도덕군자가 되라는 건 아니지만,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 최소한 책임 질 줄은 알아야 한다. 그것이 임명직이든, 선출직이든 간에 국록(國祿)을 먹는 사람이라면 항상 자신의 몸가짐을 스스로 챙겨 보는 지혜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 일반의 정서다. 공직자에겐 취중의 실언이나 실수가 잘 관용되지 않는다. 대검 공안부장의 취중 한마디가 요즘 온 나라를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뜨리고 있지 않은가.■유종근 전북지사가 최근 취재기자에게 했다는 폭언은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한국일보 26일자 사회면 보도에 따르면 유지사는 한 방송기자에게 기사를 문제삼아 『이 ××아, 너 전북× 맞아. 네가 지사라면 어떻게 할거야. 이게 누구 백믿고 그래. 두고 보자』라고 했다고 한다. 아무리 취중이었다고 해도 지나쳤다. 도지사의 입에서 나올 얘기가 아니라 시중에서 함부로 퍼붓는 욕설이 아닌가 싶다.

■그가 이 정권에서 갑자기 공직자로 등장했을때 우리는 그가 미국서 공부했고, 또 미국의 한 주(州)정부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믿어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관집 절도범 김강룡이 용처가 아리송한 그의 서울집에서 외화 12만달러를 훔쳤다고 자백했을 때 보인 그의 처신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선출직이라 해도 후보를 공천할 때는 검증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지사 자신은 누구 백을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항의를 한 것이지 폭언을 한 것은 아니다』라는 그의 해명이 더욱 어이없다. 마치 주먹을 휘둘러놓고 『휘두른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닿았을 뿐』이라는 억지와 무엇이 다를까. 유지사는 더이상 전북도민들과 김대중대통령을 욕되게 하지 말고 언행을 좀더 신중히 해야 할 것 같다.

/노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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