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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장성] 사카키바라, 시장주의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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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장성] 사카키바라, 시장주의에 반기

입력
1999.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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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원리주의는 19세기 자유방임주의의 현대판이다. 1920년대 상황과 흡사한 현재의 세계 경제 위기는 시장원리주의의 근본적 한계에서 비롯한다』일본 대장성 사키키바라 에이스케(木+神, 原英資·58) 재무관의 신저 「시장원리주의의 종언- 국제금융의 15년」(PHP연구소 刊)은 풍미하는 시장주의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이 책은 7월초 퇴임을 앞두고 34년의 대장성 관료 생활을 마감하는 「퇴임사」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95년 국제금융국장 취임 직후 달러당 79엔대로 치솟았던 초(超)엔고를 잠재우면서 「미스터 엔」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또 미시건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로렌스 서머즈 미재무부 부장관이나 해지펀드의 대가인 조지 소로스 등과도 교분이 깊은 대표적 미국통이었다.

그런 그가 일본 국제금융 정책의 실무 책임자로서의 경험을 통해 확인한 것은 본질적으로 예측할 수 없고 투기적인 거래까지 이뤄지는 시장의 불완전성이다. 또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하는 시장 경제는 1940년대 칼 폴라니의 지적처럼 「허구의 시스템이자 경제가 사회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경제에 종속되는 불합리한 시스템」일 뿐이다. 시장의 광란이 곧바로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위기로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의 경제위기에 대해서도 「매크로정책의 실패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시장의 본질적인 한계에서 비롯한 위기」로 보면서 「뛰어난 매크로 정책과 적절한 정보공개, 투명성 확보 만으로는 위기를 완전히 피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래서 시장의 광란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와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것.

이런 인식이 일본형 옹호로 이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일본형은 사원 주권이 실현된 구미에서도 예가 없는 민주적 시스템이므로 미국식 글로벌리즘에 밀리지 말고 일본형을 논리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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