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에는 요즘 충청권 「금배지」들을 긴장시키는 「리스트」가 돌고 있다. 「선거구제 결론이 어떻게 나든 상당수의 충청권 의원들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물갈이 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나도는 이 구전(口傳) 리스트에는 일부 의원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명되고 있다. 자민련 공천으로 당선된 대전·충남권의 소장파 의원들이 리스트의 주된 타깃이다.『대전에서 2~4명은 공천 경쟁에서 위험하다』 『충남에서도 줄잡아 3~4명은 교체될 것이다』등의 얘기도 무성하다. 충북지역 의원은 상대적으로 적게 거명되지만 일부 중견의원에 대해서는 지역구 소문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최근 대전지역 모 신문이 대전·충남 유권자 1,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충청권 의원들을 더욱 긴장시켰다. 「16대 총선에서 젊은피 수혈론에 대한 견해」를 질문한 결과 「현역의원을 재선시키겠다」는 응답이 5.8%에 불과한 반면 「때묻지 않은 참신한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대답은 무려 81.6%에 달했기 때문이다.
김종필(金鍾泌)총리도 충청권 일부 의원들의 공천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당직자는 『JP는 내각제 실현을 위해서는 의원들의 자질 향상이 절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95년 창당시절 검증을 덜 받고 공천받은 일부 의원들이 물갈이의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朴泰俊)총재측도 지역정서의 반사이익을 노리고 사사건건 총재의 리더십에 제동을 거는 충청권 일부 의원들의 물갈이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반면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측은 『내각제 추진을 위해 현역의원들의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갈이에 소극적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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