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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씨 귀환] "무서웠다" 대인기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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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씨 귀환] "무서웠다" 대인기피증

입력
1999.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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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미씨는 북한에 억류된 6일간 어떤 조사와 대우를 받았을까.민씨가 풀려나던 25일 북한측은 『민씨가 범죄행위를 인정하고 관대한 용서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민씨가 조사를 받으면서 양심에 반하는 진술을 강요당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민씨 자신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정신적 강압여부 한나라당 경기 성남 중원지구당 김일주(金一株·47)위원장은 『민씨로부터 「북한에서 위해와 협박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반면 민씨의 남편 송준기(宋準基·38)씨는 『김위원장이 주장한 내용중 아내로부터 어떤 것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또 민씨를 조사중인 통일부 관계자도 『금시초문』이라고 밝혔다. 민씨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병원 정신과 김성륜(金性倫·40)교수는 『민씨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지만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민씨가 북한을 벗어난 후 보인 심한 공포감과 대인기피증을 들어 북측조사가 민씨가 견디기 힘든 수준이 아니었는가 하는 입장을 보였다. 김교수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낯선 곳에 고립된 상태에서 양심에 반하는 진술이나 행위를 강요당하면 정신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고 말해, 북측의 조사태도 여부와 관계없이 민씨가 정신적으로 견디기 힘든 상황에 처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장전항에서 예인선에 오르며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민씨는 25일 오후11시30분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살아 돌아가요…무서웠어요』라고 했다. 속초에 도착한 후에도 현대측이 파견한 의사의 접근마저도 피할 정도로 심한 대인공포증을 보였고 26일 입원이후에도 가족외에는 일체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신체적 위해 여부 병원측은 27일 『민씨의 가슴과 허벅지에 4~5일된 멍이 들어있고 손발의 비정상적 반사작용으로 보아 좌측뇌에 출혈이나 병변이 추정된다』고 밝히고 『조사과정에서 민씨가 이상증세를 보일때마다 북측이 안정제를 주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담당 김성륜교수는 『응급진료의 방법상 사람이 혼절하면 가슴을 쥐어박거나 허벅지 등을 꼬집는다. 민씨의 멍자국도 북측이 혼절한 민씨를 깨우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신체적 위해 가능성을 부정했다.

진술서 유무 북측은 25일 민씨가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주장, 진술서 등의 물증을 확보한 것처럼 얘기했다.

이와 관련해 민씨를 비롯해 관련 당사자들의 명확한 진술은 없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30분 내지 1시간의 토막잠만 자 급격히 쇠약해진 민씨가 자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민씨는 병원측 관계자들에게 『사람들이 어떻게 볼 지 몰라 두렵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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