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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나치학살, 뉘른베르크 문서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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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나치학살, 뉘른베르크 문서 첫 확인

입력
1999.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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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과 독일인간 결혼은 물론, 어떠한 성적 접촉도 금지한다. 제3국에서 치러진 결혼일지라도 모두 무효이며, 이를 어긴 자는 강제노역에 처한다. 유대인의 독일 국적을 박탈한다. 유대인은 독일 국기를 게양할 수 없으며, 독일인 하인을 둘 수 없다」1935년 9월14~15일 이틀만에 전격 입안돼 아돌프 히틀러와 고위 나치 장교가 친필 서명한 「뉘른베르크 법」. 유대인을 학대할 수 있다는 최초의 법적 근거로, 홀로코스트(대학살)에 까지 이르게 했던 나치 독일 법령의 존재가 26일 처음으로 확인됐다.

미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헌팅턴 도서관 지하서가에 보관돼 있던 이 나치문서는 전문가들이 그 존재 사실조차 몰랐던 진귀한 자료. 뉘른베르크의 3개법령 중 「독일인의 혈통과 명예를 지키기 위한 법」으로 이름 붙여져 있으며, 후에 유대인의 국외축출과 나치 캠프 설치를 정당화한 근거로 활용됐다.

이 문서는 사실 1945년 이후 헌팅턴 도서관에 줄곧 보관돼 있었으나, 사료적 가치를 깨닫지 못한 도서관측의 「무지」로 서가에 방치돼 왔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한 유대인 문화전시회를 참관한 로버트 스코트하임 관장이 전시회를 주최한 문화센터 회장을 자신의 도서관에 초청하면서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 큰 기대없이 헌팅턴 도서관을 찾았던 이스라엘계 유리 허셔 스커볼 문화센터 회장은 『히틀러의 친필서명이 있는 극히 드문 자료중 하나』 라며 『엄청난 행운이고 기적같은 우연』 이라고 감격해 했다.

흰색종이에 나치휘장이 그려져 있는 4쪽의 뉘른베르크 법 원본은 2차대전 당시 유럽을 탈환한 미 제3군 사령관 조지 패튼 장군이 45년 뉘른베르크 인근 아이히슈테르에서 찾아낸 뒤, 자신의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헌팅턴 가족에게 선물한 것. 이 문서를 대대로 보관해 온 헌팅턴 가족은 『문서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것은 순전히 의식의 부재때문』 이라며 『하지만 당시에는 홀로코스트를 알릴 전시공간이 없었고, 심지어 이스라엘 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때』 라고 말했다. 스커볼 문화센터에 이 문서를 영구임대방식으로 대여키로 한 헌텅턴 도서관은 다음주부터 이를 일반에 공개한다.

/ 황유석기자hwang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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