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북한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에서 북한 당국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카손(KARSON)이라는 섬유 실크 스웨터 등 가공무역 대북사업을 하는 카렌 한(한국명 한정숙·52)으로 밝혀졌다. 한씨는 베이징에서는 P, K씨 등과 함께 대북 사업을 하는 선이 굵은 재미동포 여류인사로 유명하다.카렌 한씨는 K대를 나와 미국 외교관과 결혼 한 후 80년대초 상하이(上海) 미 영사관에 부임한 남편을 따라 중국에 오면서 중국과 인연을 맺어 한중 수교전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한중간 인사교류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80년대 중반 미국인 남편과 이혼, 현재는 조카딸과 함께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
카렌 한씨는 한중수교로 역할이 축소되자 재미교포로 대북사업을 하는 L회장과 함께 사업을 시작, 최근까지 부사장으로 근무해오다 얼마전 발전빌딩에 사무실을 열고 대북관련 사업 사장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한중수교후 삼성그룹의 대북 에이전트 역할을 해왔는데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회장이 북한 김달현(金達鉉)총리와 만나는데 주요 역할을 담당했다. 카렌 한은 김정일(金正日)총비서의 여동생 김경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 인사들 중 그에 반감을 갖고 있는 인사들은 『그가 김정일총비서를 오빠라고 하고 다닌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는 것.
한씨가 어떤 혐의로 북한당국에 조사를 받고 있는지는 상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북한 당국은 지난해 중반부터 『재미교포 대북사업가들이 미국 CIA나 한국 정보기관의 특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지난해 5월말 간첩혐의로 체포됐다가 3개월만인 8월28일 풀려난 이광덕(74)목사나 같은해 9월19일부터 10월24일까지 억류됐던 김진경(64·옌볜과기대총장)씨 등과 같은 케이스일 것으로 추측된다.
한씨는 6월10일께 방북하면서 『나진 선봉 지역에 가톨릭 단체가 추진중인 병원설립을 도와주고 섬유공장이 있다고 해 투자 문제로 간다』고 측근에 말했다.
카렌 한씨는 베이징에 있는 한국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터우며 골프를 칠 때 반드시 레드 티(여성 티)가 아닌 화이트 티(남성 티)에서 치면서도 핸디 16,17을 유지하는 수준급으로 매너 좋은 여성이란 평을 듣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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