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O3) 비상이 걸렸다. 이상 고온이 계속되면서 올 여름은 어느 해보다 오존오염이 심각할 전망이다. 환경부는 대기중 오존농도가 0.12ppm 이상이면 주의보, 0.3ppm 이상일 때는 경보, 0.5ppm 을 넘으면 중대경보를 발령한다. 평상시 대기중 오존농도는 0.02ppm. 서울에선 95~98년 모두 80여차례 주의보가 내렸다. 지난 해의 경우 5~9월 5개월에 걸쳐 총 38회 주의보가 내렸다. 95년 2회, 96년 11회, 97년 24회에 비하면 갈수록 대기오염이 악화하고 있다.오존은 여름철 오후 3시 무렵에 가장 심하다
전문가들은 1년 중 날씨가 무덥고 햇볕이 강하며 강수량이 적어 광화학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여름철에 오존농도가 가장 높다고 말한다. 특히 한여름인 8월에 오존농도가 매우 높아 주의보가 자주 발령된다. 시간상으로는 오후 3시 무렵에 가장 심한 편이다. 오존은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 등이 광화학반응해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 대기권에 존재하는 자연상태의 오존은 자외선이나 감마선을 막아주고 강력한 살균과 탈취작용을 하는 등 인체에 유익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도심에서 자동차의 매연 등에 의해 유발되는 오존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햇빛에 의해 광화학반응을 일으키면 기준치보다 많은 오존을 생성한다. 이런 오존은 자극성이 강해 눈, 코 등 인체의 예민한 부분을 자극하고 호흡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 오존은 피부·호흡기질환을 유발한다
최근 10여년간 오존과 관련해 진행된 선진국의 실험결과를 종합하면 단기간에 과다한 오존에 노출됐을 경우 자극성 기침과 흉골 밑 통증, 폐활량 감소, 기도 점막하 염증이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존은 피부에도 자극을 일으킨다. 노원을지병원 피부과 이애영교수는 『오존은 피부의 비타민C와 E를 고갈시키고 피부 표면의 지방을 산화시켜 보호기능을 떨어뜨리며 피부염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국내서도 오존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역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산업의학과 주영수교수는 94~97년 4년간 응급실을 찾은 하루 평균 20여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여름철에 오존이 0.1ppm 증가할 때 천식발작의 위험도가 1.30~1.6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5~14세의 소아에만 한정할 경우 위험도는 2.57배까지 높아졌다.
오존농도는 사망자수와도 연관이 있다. 단국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권호장교수팀은 최근 대한예방의학회지에 오존농도가 0.1ppm일 경우 그 다음날 사망자수가 7%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호흡기질환을 앓던 사람은 사망률이 12%나 증가했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외출을 삼가해라
노원을지병원 소화기내과 안영수교수는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조깅이나 체육활동을 중지하고 노인과 어린이, 특히 호흡기질환자들은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림대 주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오존 예보제를 통해 일사량이 많고 온도가 높은 날에는 자동차 운전을 삼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오존 예보제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오존경보 발령기준(환경부)
구 분 발 령 기 준 인 체 영 향 주 의 보 오존농도 0.12ppm 이상 눈·코 자극, 불안, 두통, 호흡수 증가 경 보 오존농도 0.3ppm 이상 호흡기 자극, 가슴 압박, 시력 감소 중대 경보 오존농도 0.5ppm 이상 폐기능 저하, 기관지 자극, 폐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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