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6일간 억류됐다 석방된 민영미(閔泳美·35)씨는 북측의 강압에 못이겨 자신이 공작요원임을 인정하는 자술서를 쓴 뒤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27일 민씨를 접촉한 관계당국과 현대측 관계자들은 『민씨가 「북한에서 조사요원들의 협박을 못견뎌 그들이 불러주는 대로 자술서를 썼는데 괜찮느냐」고 묻는 등 심한 갈등을 겪고있다』고 전했다. 민씨는 또 「공작원임을 자백하지 않으면 장기간 옥살이를 시키겠다」는 등 조사요원들의 협박에 시달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민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을 영영 못볼 것」이라든가 「우리가 가만 두지 않겠다」는 등 위협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 권총을 찬 조사원들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병원에 이틀째 입원중인 민씨는 빠른 회복증세를 보이고 있다. 담당의사인 정신과 김성윤(金晟倫·40)교수는 『팔·다리의 경미한 마비증세를 제외하고는 의학적 소견상 민씨는 거의 건강을 회복한 상태』라며 『약기운 없이도 보행이 가능하고 대화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신체적·심리적안정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외상이 없던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민씨의 가슴과 허벅지에 4~5일정도 경과한 멍자국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교수는 이에 대해 『억류당시 민씨가 탈진증세를 보이며 정신을 잃자 북한 의료진이 마사지 등 응급조치를 취하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씨는 29일께 퇴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씨는 이날 오전 위로차 병실을 방문한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맞았으며, 병실에서 이뤄진 국정원 조사에도 비교적 침착한 상태로 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주훈기자 june@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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