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패튼 전홍콩총독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으로 국제무대에 다시 복귀할 전망이다.26일 르 몽드에 따르면 패튼경(卿)은 최근 인선작업중인 신임 EU집행위원진(20명)중 핵심요직인 외교안보담당위원 후보로 추천됐다. 역내 외교공조와 대외협력및 공동안보정책을 입안하고 총괄조정하는 중책이다.
패튼경을 이자리에 추천한 사람은 다름아닌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3월 부정부패스캔들로 집행위원 전원이 퇴진함에 따라 진용개편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블레어총리가 자국에 할당된 2명의 집행위원 후보중 하나로 패튼경을 지명했다는 것.
집행위원 선출은 EU회원국정부의 지명-유럽의회의 승인-회원국의 만장일치 임명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EU정상들의 사전조율여부가 사실상 최대 관건이다. 이와관련 EU정상들은 조속한 시일내 회합해 패튼의 선임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르 몽드는 전했다.
블레어총리가 정치색깔이 다른 보수당출신의 패튼경을 추천한 것은 영국에 할당된 2명의 집행위원은 여·야에서 각각 1명씩 배출시키는 것이 전통적 관례이기 때문. 그러나 이보다도 블레어총리가 개인적으로 패튼경을 좋아하고 특히 골치아픈 북아일랜드문제에 대한 패튼경의 전문가적 식견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97년 6월30일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뒤 영국으로 돌아온 패튼경은 최근 노동당정부의 의뢰를 받아 북아일랜드의 경찰조직 재편에 관한 연구보고서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파리=송태권특파원 songtg@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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