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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차관급회담] '교전.억류' 충격흡수, 이산 '물꼬'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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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차관급회담] '교전.억류' 충격흡수, 이산 '물꼬'기대

입력
1999.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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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6일 베이징(北京)에서 두차례 열린 제1차 남북차관급 회담은 당초 의제였던 이산가족문제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는 아쉬움에도 불구, 2차 회담에서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이와 함께 1차 회담은 서해사태, 금강산관광객 억류사건으로 인한 충격파를 흡수하는 「부수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1년2개월만에 재개된 차관급회담에서 북측은 시종 서해사태에 대한 사죄와 「책임적 대책」을 요구했으나 이를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달지는 않았다. 북측은 서해사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현실」로 표현한뒤 『우리 분위기에서 이산가족문제를 언급할 수 있겠느냐』며 남측의 「이해」를 촉구했다. 또 비료 10만톤의 2차 지원여부에 대한 남측 의중을 탐색하면서 7월1일 제2차 차관급회담에서는 이산가족문제를 성실하게 논의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1차 회담에서 북측의 지나치게 무례한 태도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북측은 예비접촉합의를 무시하고 북·미고위급회담, 금강산 관광객억류사건 등과 연계하며 회담을 파행으로 몰고갔다. 또 회담 개막일을 일방적으로 늦추고, 대표단명단조차도 회담직전까지 알려주지 않는 등 상궤를 벗어난 「결례」를 반복했다. 22일에는 주중북한대사관이 서해사태와 관련, 남측을 격렬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냈는가하면, 북·미고위급회담이 진행되는 23, 24일에는 차관급회담을 아예 피해버렸다. 심지어 태극기 게양을 이유로 회담장을 바꾸는 일도 발생했다.

남측대표단은 북한의 이같은 변칙적 회담 운용에 대해 대승적으로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임한다는 입장을 견지했으나, 결과적으로 너무 유약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도 남겼다.

어쨌든 2차 회담에서는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결실이 조심스럽게 기대된다.

북측이 회담일을 서해사태가 발생한 6월이 아닌 7월로 주장한 것도 일단 서해사태의 파고를 완전히 넘기위해 냉각기를 갖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물론 대북지원 비료 10만톤, 회담결렬시 남측의 대북지원 축소 등의 변수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차회담에서도 어느정도의 우여곡절은 불가피하지만 북측 스스로 이산가족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여 남북간 접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1차 회담에서 북측이 서해사태를 언급하면서도 가급적 자극적인 발언은 삼가면서 북한의 내부분위기를 자주 거론한 것은 나쁘지 않은 징후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베이징=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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